국가개입과 자유방임 중 누가 승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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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스의 새로운 경제학이 혁신적이었던 것은, 그것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유지·보호하는데 필요한 윤리적 덕목의 전환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나 막스 베버 등이 찬양하고 있는 자본주의적 미덕은 ‘절약’이었다. 반면 케인스는 절약정신에 입각한 저축의 증대가 오히려 특정국면에서는 자본투자를 위축시키고 자본주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 차이는 단지 윤리적 의식의 차이, 정신의 차이로 이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애덤 스미스의 시대에는 그 시대에 걸맞은 윤리의식이 있었던 것이며, 마찬가지로 케인스의 시대에는 달라진 역사적 경제적 상황에 걸맞은 새로운 윤리의식이 등장했을 뿐이다.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은 이 변화가 무엇을 반영하는가 하는 점이다.
잘 알고 있듯이 스미스 시대의 자본주의는 아직 대단히 초보적인 단계를 거치고 있었다. 이 시기의 자본가들은 오늘날 볼 수 있는 자본가라기보다는 ‘소규모 생산자’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더 현실에 가까울 것이다. 봉건귀족들의 방탕하고 낭비적인 생활방식에 맞서 절약을 강조하는 것은 당시 자본가들이 자본의 축적을 최대한 가속화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였다. 우선은 자본을 최대한 빠르게 키워나가는 것이 필요했다.
시간은 흐르고, 자본주의는 성장했다. 이제 자본가들은 과거처럼 보잘 것 없는 소규모 생산자가 아니라 비대하게 부풀어 오른 독점 대자본가들이 되었다. 이처럼 변천의 과정을 거친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에서 절약이란 무엇을 의미할 것인가? 그것은 곧 독점 대자본가들이 만들어낸 상품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을 뜻할 것이며, 이들이 이윤을 제대로 회수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할 것이고, 이윤율 수준이 새로운 투자에 필요한 이윤량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짐으로써 생산의 중단이 일어난다는 -즉 공황이 개시된다는- 것을 뜻했다. 이제 절약은 더 이상 자본주의적 덕목이 될 수 없었다. 자본 자신의 한계를 제외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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