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소개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영화감상문

목차

없음

본문내용

<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아일랜드의 투쟁과 내분을 그린 이 영화는 서정적인 영화 제목이나 짙푸른 녹색 배경, 아름다운 선율의 아이리쉬 민요를 통해 더욱 슬프게 다가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나라가 겪었던 역사와 많이 닮았음에 놀라웠고 그래서 무거운 내용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았다. 아일랜드가 잉글랜드 본토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이나 IRA가 테러단체라고만 알고 있던 나에게 아일랜드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감상이었다.
영국에 대항하는 아일랜드의 투쟁이라는 첫 번째 상황보다 오히려 자치권 인정 후에 벌어지는 내분이 더 흥미로웠다. 힘을 길러 훗날을 도모한다는 테디의 주장이나 단결력이 한참 고조되어 있을 때 완전한 자유를 얻어야 한다는 데미안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영화는 도덕적 입장에서 우월한 데미안의 입장을 더 부각시키는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형인 테디의 주장도 기회주의적인 성격에서 나온 것이라 치부할 수는 없다. 데미안 역시 힘의 차이를 느끼고 승산 없는 전투가 될 것임을 예상하지만 상황이 그의 말대로 멈출 수 없는 수레바퀴가 되어버렸다. 독립을 위해 먼저 죽어간 동지들과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자신을 몰아세우는 것이다.
자신들이 바라는 목표는 같으면서도 그것에 도달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의 의견을 묵살하고 내부 분쟁을 계속하는 것은 영국을 비롯한 지배 계층이 바라는 행동이다. 채찍과 당근이라는 지배 논리에서 당근의 활용은 저항 세력의 결속력을 약화시켜 다시 그들의 개입을 필요로 하게끔 만드는 힘을 가진다. 이것은 외세의 개입이 있었지만 해방 이후 좌우로 나뉘어 통일 한국을 형성하지 못했던 점이나 6.29 선언 이후 민주화 세력이 분열되었던 역사적 사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기업의 경영진들이 노동자들의 결속을 방해하는 방법으로도 자주 이용된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