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향전과 유충렬전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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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지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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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아니라 ‘필연’
두 소설 속 인물의 삶은 작가의 굉장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야말로 ‘소설’처럼 그려지고 있었다. 작가에게 상상력은 작품 속 주인공의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수단이었다. 주인공과 주위 인물이 죽을 위기에만 처하면 도움을 주는 누군가가 반드시 등장하고, 행렬이 가는 곳에 마침 헤어졌던 부모나 처가 있어 다시 만나게 되고는 한다. 처음 내가 두 소설을 읽을 때 이런 대목들의 이야기는 너무했다 싶을 정도로 너무 딱딱 맞게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처음에 이런 두 소설의 구성들이, 단지 우연에 의존해서 사건을 전개해 나갈 수밖에 없는 정교하지 못한 초기소설의 한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두 작품을 차근히 읽다보니 작가들이 그렇게 무딘 사람이 아닐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 작품을 쓸 때 작품 안에 미리 복선을 깔아놓고 나중에 그 일이 수면위로 올라와 전개되도록 하거나, 한 사건이라도 두 사람의 시선으로 각각 쓰여 있다든지 하여 전에 읽었던 소설들보다 구성이 탄탄해졌기에 비단 구성의 정교함이 떨어진 우연의 남발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아마 내가 두 소설을 따로 읽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려니 하고 지나갔을 우연들이었다. 그렇다면 왜 두 소설은 그렇게도 많은 우연이 필요했을까.
숙향전과 유충렬전은 지금까지 읽었던 영웅소설의 모습은 분명 아니었다. 영웅들부터 내가 알던 영웅이 아니었다. 보통 영웅이라고 하면 우선 비범하여 범접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김숙향’도 ‘유충렬’도 어딘가 부족한 불완전한 존재였다. 분명히 선계에서 내려 온 인간과는 다른 존재임이 맞지만, 인간계에서 그들은 인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인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은 인간처럼 고난을 겪는다는 말로 바꿀 수 있겠다. 앞서 읽었던 임진록, 박씨전 등에서도 영웅들은 고난을 겪고 스스로의 능력으로 극복을 하지만 이번 두 소설은 달랐다. 두 소설 속 인물들은 고난이 찾아오면 아무것도 못하고 감정적으로 슬퍼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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