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 대한 독후감

소개글

이 문서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고 쓴 독후감이다. 위와 같은 목차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문의 내용을 상기하는 동시에 개인적인 감상을 풍부하게 적으려고 노력했고, 개인적인 경험들이 다분히 들어가 있지만 그러면서도 보편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따라서 어지간한 연애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쉽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에 관한 내용인 바, 아름답게 써보고자 했다.

목차

1.『사랑의 기술』
2.현대 사회의 초상 그리고 현대인들의 사랑
3.나의 사랑 그리고 사랑의 기술

본문내용

이 책이 독자들에게 가하는 가장 유쾌하고도 가혹한 일침은 내가 처음에 가졌던 것과 같은 기대를 책의 첫머리에서부터 가차 없이 박살내 버리는 것이다. 머리말에서도 그렇게 서론에서도 그렇고 작가는 독자에게 이 책은 결코 연애지침서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더 졸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사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초상이다. 산업혁명 이후로 점점 더 메말라가기만 하는 현대인들의 사회,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그들을 그리고 있다. 자본주의든 민주주의든 결국에는 인간을 온전히 인간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데는 별 효과를 보지 못한다. 오히려 그것들은 인간의 비인간화 현상을 촉진하고 부추기는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정치로부터 국민들을 소외시키고, 자본주의는 인간을 기계의 부품과 같은 존재로 만드는 동시에 그들의 소외를 어루만지기 위해서 그들을 소비에 중독 시킨다. 그 결과 인간이 소중하게 생각해오던 가치들은 가치의 전도 현상에 휘말려서 점점 더 무가치한 것들로 전락해가고 있다. 융합, 관계, 전심 같은 가치들은 점점 퇴색되어 가고, 효율성이나 효과성과 같은 실용주의적 가치들만이 각광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 가치의 전도는 사랑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낭만적인 사랑이라는 관념은 이제 점점 쇠퇴해 가고 있다. 아니 어쩌면 새로운 종류의 낭만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상대방에게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종류의 낭만이 아니라, 격의 있고 정의로우며 공평성을 추구하는 종류의 낭만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그리하여 결국 인간은 사회로부터의 소외, 인간으로부터의 소외에서 도망쳐서 사랑이라는 마지막 비상구로 뛰어들지만, 사실 이미 그곳에도 안식이나 안락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이제 마음 놓고 사랑할 수도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들은 상처를 두려워한 나머지 온 마음을 다해서 사랑하는 일을 포기해버린 존재들이다.

참고 자료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문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