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3층 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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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선하다!”
영화『13층』을 다 보고 난 후 나의 느낌이었다. 정말 그랬다. 가상공간이라는 소재로 된 영화가 빗발을 치고 있는 요즘, 사실 가상공간이라는 소재는 더 이상 나에게 구미를 당길만한 그것이 못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13층』을 보고 있으면서도 그저 그런 영화이겠거니 하면서 수박 겉핥듯 대충 대충 영화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볼수록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나를 느꼈고 또한 그 영화가 내가 생각하는 영역에 어떤 커다란 획 하나를 그어주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가상공간, 또 그 가상공간이 주인공이 설계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영화『13층』은 가상공간에 사는 사람들에게 생명력을 부여한다. 가상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자의식과 판단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가상공간` 역시 단지 현실의 인간이 계획하고 통제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만이 아니라, `가상공간`과 그 속의 인물들이 `현실의 인간`에게도 영향을 주는 즉, 현실과 가상공간이 서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가상공간을 만든 주인공은 컴퓨터를 통해서 자신의 의식을 가상공간으로 이동시켜 또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고, 이 공간은 그것을 제작한 사람조차도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또한 가상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가상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이 현실세계에 발을 들여놓기도 한다. 사실 영화 『매트릭스』에서도 역시 이 영화에서와 비슷한 가상공간이 등장한다. 하지만 거기에 등장하는 가상공간이라는 것은 현실세계의 누군가에 의해 통제할 수 있는 곳, 그리고 현실세계에서 일방적으로 작동하고 조종할 수 있는 곳일 뿐 『매트릭스』에서 보여주는 통제는 `13층`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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