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위기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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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위기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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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아시아 경제 위기의 현실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직시하고 통찰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번 사태가 하필 아시아에서만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바대로 아시아인들의 문화와 삶의 스타일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금융 자본주의의 덫에 걸린 아시아 국가들
작금의 아시아 경제위기의 원인들을 분석함에 있어서는 대체로 두 가지의 커다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첫째는 아시아 자체의 구조적(정치, 경제, 문화를 포괄하는) 문제에서 찾으려는 노력과 둘째는 초국적 이동성 금융자본의 횡포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그것이다.
서울대 임현진 교수의 지적대로, 사실 오늘의 국제 자본은 산업자본보다 금융자본이 주된 핵이다. 이러한 초국적 금융자본은 이윤의 극대화를 이해 개도국에 대한 생산 투자보다도 주식, 채권 시장의 전폭적인 개방을 요구한다. 시장개방의 전도사로서 IMF는 그러한 초국적 자본의 원활한 작동을 도와주는 기능을 보이지 않게 수행한다. 이는 소위 ‘신자유주의’ 혹은 ‘시장 복음주의’라고 불리는 ‘앵글로색슨(Anglo-Saxon)형 금융자본주의’와 견고한 공업과 농업 생산을 기초로 하는 독일과 프랑스 등의 ‘라인(Rhine)형 산업 자본주의’ 사이의 대결에서 전자의 승세 국면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금 세계는 무역 결제액의 일천배에 가까운 투기 자금들이 국경 없이 넘나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어느 특정지역의 경제적 과열 성장의 불안정성 자체가 이 투기적 금융자본에게 커다란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이들이 밀물처럼 몰려오면 한 나라의 경기는 과열되어 거품이 생겨나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곧바로 파국적 위기에 직면하고 만다.
바로 아시아가 여기에 걸려들었다는 주장이다. 초기에 강력히 제기되었던 미국 음모설이 설득력을 지녔던 이유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였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정치학 교수인 브루스 커밍스는 “냉전 때문에 미국의 특별 대우를 받던 한국은 냉전이 끝난 지금 오히려 미국의 귀찮은 경계의 대상이 되었고 이에 따라 한국의 발전 모델을 바꾸려고 IMF를 내세워 한국에 나사를 죄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는 “우리가 30,40년 동안 피땀으로 쌓아 올린 경제가 죠지 소로스같은 해외 투기자들에 의해 단 2주일만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그들이 30, 40년 동안 쌓아올렸다는 그 경제는 바로 그 국제 금융자본의 힘으로 가능했다는 엄연한 사실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말의 설득력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왜 하필이면 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연쇄적으로 걸려들었는가?
아시아 자체의 구조적 문제를 주목하는 서구의 져널리스트들은 그래서 현재의 위기를 ‘아시아 전염병(Asia Contagion)`이라고 부르기를 즐겨하고 있다. 이 말 속에는 이 지역의 자본주의가 아직도 아마추어 수준에 불과하다는 조롱과 함께, 자칫하다간 자기들도 함께 전염되어 망할 수 있다는 경계심도 내포되어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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