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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 (歌 辭)
수 저 가
봄바람 한들 불어 새시절 왔나하니
등에는 땀이흘러 어느덧 여름이라
벚꽃은 한데 피고 한데 져서 사라졌네
단한철 꽃들도 같이 오고 같이 가는데
잎무성한 나무아래 홀로 앉아노랠듣네
이별가 지겨워서 눈이나 붙이자 하니
새소리도 한쌍이오 벌레소리도 한쌍이라
한마음 배고파져 점심이나 먹자했더니
한숨만 푹 나는데 젓가락도 한쌍이라
세상에 짝 없는건 나 하나 수저 하난가
하나면 어떻고 둘이면 어떠하리
수저 하나로도 내 밥만 잘 먹는다
젓가락 짝이라도 수저보다 배부르리
젓가락 짝 잃으면 밥알이나 집을까
넉넉한 수저 하나 한손에 고이쥐고
눈 덮인 겨울에도 독야청청 살아가리
가사란 무엇인가?
가사의 양식적 특성은 ‘노래’ 장르 그 자체가 아니라 ‘노래하기’와 상관되는 장르.
노래하기의 지향성은 가사의 특징
세세하게 펼쳐 서술하고 조목조목 갖추어 서술함으로써 말이 길이진 장가가 되는 것 역시 특징
가사는 ‘노래하기’와 ‘서술하기’ 두 가지 지향의 양극단적인 대립의 중간영역에 있으면서 그 대립을 중화시켜 미적 감각을 창출하는 담론 특성을 갖는 장르로 정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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