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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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y-made’, ‘만들어 놓은, 제 것이 아닌’이라는 영어 단어이다. 타인에 의하여 만들어진 인생, 자기 자신의 것이 아닌 인생을 산다는 것, 레디메이드 인생, 도대체가 누가 이렇게 듣기만 해도 비참함이 풍겨오는 인생을 살아간다는 말인가? 또 사실주의 작가 채만식은 이 기성품 인생을 사실적인 시각과 글로 그려냄으로써 무엇을 고발하고 싶었던 것일까?
채만식이 이 소설을 현재에도 발행이 되는 시사 잡지인 ‘신동아’에 발표한 해는 1934년, 바로 이 때가 ‘레디메이드 인생’의 배경이 된다. 매번 신문사로부터 취직을 거절 당하고, 방세도 미루기에 바쁜 주인공 P. 그는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더 많은 실업자이다. 그는 무지하고도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P는 고등교육까지 거치게 된 그 시대의 지식인 층, 인텔리 중에 하나였다.
여학생, 신 여성이라는 없던 말이 생기고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주체가 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을 하던 그 때부터 생겨난 수많은 인텔리들은 기성품에 불과했다. 취업의 실패와 노파의 방세 독촉에 시달리는 P는 지위도 있고 돈도 많은 자신을 공상한다. 그러나 그는 현실에서 가난이라는 진득한 거머리를 떼어내지 못한다. 그리고 그 자신의 인생을 레디메이드라고 칭한다.
그러나 사실 레디메이드 인생의 주인공은 P만이 아니었다. 법률책을 저당 잡히면서까지 한 잔하고, 유곽을 들락 이는 P의 친구인 M과 H 역시 무직인 인텔리들 이였다.
실제로 1930년 대 의 대한민국의 거리에는 할 일이 없는 인텔리들이 넘쳤다. 배우면 누구든지 양반이 되어서 잘 산다는 이야기에 그 당시에 많은 청년들은 선뜻 지식인의 길을 택하였다. 그렇다면 그들은 양반되어 잘 살았는가? 그들이 배워서 양반이 되었는지는 모르나 잘 먹고 잘 살지는 못하였다. 그들 대부분이 실업자의 대열에 기어들어 갔고, 가난이라는 무겁고 벗어나기 힘들고 지치는 지게를 결국 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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