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장편 소설를 읽고

소개글

김영하의 소설 퀴즈쇼를 읽고 쓴 독후감입니다.
논문형식을 잘 갖추어서 작성했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미술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나름대로 책을 구입하는데 있어서 표지 디자인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을 자부심으로 생각하는 나에게 처음부터 실망을 안겨준 퀴즈쇼. 한 달에 책을 몇 권 읽지 않지만, 내가 표지 디자인을 구입 기준으로 삼고 자발적으로 읽었던 다른 어떤 책보다 커다란 재미와 감동을 주었던 책이었다. 사람이나 책이나 역시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내용이 무조건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퀴즈쇼는 마치 내가 여중생이 되어 인터넷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다. 그때에는 인터넷 소설이 너무나도 우리의 이야기였고, 엄청난 공감과 친구들 간의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냈었다. 퀴즈쇼는 지금 20대인 나에게 그러한 존재가 되었다고나 할까. 아직 대학을 졸업하려면 짧고도 긴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고, 사회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안락한 대학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게다가 사실 주인공의 나이는 80년 원숭이띠로 나온다. 따라서 주인공인 `이민수`의 심정이 나와 같다고 하기엔 너무 얄밉고 과장된 표현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책의 배경과 주인공이 겪고 있는 소설 속 현실이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사회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것은 명백하다. 퀴즈쇼는 갓 대학에 들어온 어린 학생들이나 취직이라는 전쟁을 겪고 있는 20대 후반들 모두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평소에 내가 가지고 다니며 읽는 책에 관심이 많으신 엄마는 이번에도 영락없이 아침 식탁 위에 놓여 있던 <퀴즈쇼>를 집어 드시고는 책장을 빠르게 넘겨보셨다. 채팅하는 장면이나 주인공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부분에 이모티콘이나 적나라한 욕설이 자주 눈에 띄셨는지, 대뜸 너희들이 읽는 책이냐고 물으셨다. 우리 엄마에게 있어서 너희들이 읽는 책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내가 청소년기에 재미로 읽곤 했던 인터넷 소설 비슷한 것을 말하고 싶으신 게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그 기준이 무엇이었던 간에 정답은 우리들이 읽는 책이 맞는 것 같다. 작가인 김영하 선생님이 들으시면 기분 나빠하실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맞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우리 세대가 읽어야 할 우리 책이다. 그게 바로 퀴즈쇼 이다.

참고 자료

김영하, 『퀴즈쇼』, 문학 동네,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