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히 부서지리라

소개글

스무살에 느끼는 방황에 대한 창작 단편소설입니다.
제목은 ` 찬란히 부서지리라 `
200자원고지 13장 내외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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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창작단편소설>
찬란히 부서지리라
오늘도 난 서걱서걱 칼을 간다. 커튼으로 창을 다 가린 방 안엔 뼈만 앙상하게 남은 한 남자가 숨소리도 내지 않고 누워있다. 나는 조용히 방에 들어가 목에 손을 대어보곤 아직 맥박이 희미하게나마 뛰고 있음을 느끼곤 풀썩 주저앉는다.
작년 이맘때, 부모님께서 성묘를 다녀오시던 길에 차 사고를 당했다. 5톤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우리 차를 들이박은 것이다. 유난히 피곤해하시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운전을 했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고, 아버지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곧바로 수술에 들어가셨다. 사고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가던 나는 지하철 상행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려고 했던 것을 빼고는 평상시와 다를 것 없이 병원을 찾아갔다. 어머니는 이미 흰 천으로 온 몸을 가리곤 싸늘해진 채로 나를 맞아주었다. 나에게 `어머니가 맞느냐`는 성의 없는 질문과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이 나의 손을 잡아 어머니 이마에 얹으며 `차갑지?`라는 두 가지 질문으로 모든 게 끝이 났다.
눈만 감으면 트럭이 나를 짓뭉개는 느낌이 들었다. 지나가는 트럭 바퀴 밑으로 온 몸이 깔리기도 했고, 달리는 트럭에 부딪혀 튕겨나가기도 했다. 머리가 깨지기도 하고, 팔 다리가 없어지기도 했다. 여러 번 기절을 했고, 수도 없이 쓰러졌다. 음식을 삼키는 방법을 잊어버렸고, 목소리를 어떻게 내는 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숨을 참았다. 십분, 십분만 참으면 어머니를 볼 수 있을 거야.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다.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했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의사 선생님께서 오실 때마다 잠이 오지 않는다며 수면제를 처방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무표정으로 수면제 처방은 안 된다며 매번 차갑게 가버리곤 했다. 쓸 데 없는 학교 공부만 할 줄 알았지, 나는 진정 멍청했다. 어찌 죽는 방법도 몰라 이렇게 한심하게 목숨을 부지하는 것인가.
이주 가량 흘렀을까. 멍하게 허여멀건 천장을 바라보던 시선이 팔에 꼽힌 링거에 고정되었다. 퍼뜩 지난 추석 때 아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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