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의 눈으로 본 ‘ 판의 미로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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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눈으로 본 ‘판의 미로’>


영화 ‘판의 미로’는 스페인 내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스페인 내전이 프랑코정권의 승리로 끝이 나면서 스페인에는 이른바 ‘프랑코주의’라 불리는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가 자리 잡게 된다. 국가 카톨릭주의를 내세우는 프랑코체제하에서 여성은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요받는 억압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스페인의 여성인권이 퇴보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프랑코정권의 집권이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프랑코세력의 스페인내전 승리였다는 점, 그리고 영화에서 비달 대위로 대변되는 프랑코세력이 남성중심적, 폭력적, 권위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판의 미로’를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영화에는 남성중심주의를 드러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주인공 오필리아의 어머니인 카멘은 만삭의 몸을 이끌고 딸과 함께 긴 여정을 해야만 했는데, 그 이유는 오로지 ‘아들은 아버지가 있는 곳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비달 대위의 가부장적 신념 때문이었다. 결국 이것은 만삭인 카멘에게 무리가 되어 결국 그녀가 세상을 뜨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한다. 어쩌면 전근대적인 통념에 불과할지 모르는 관념 때문에 인간의 생명이 위협받게 된 것이다.
또한 비달 대위가 의사에게 “산모와 아기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거든 아기를 선택하라”고 하는 장면에서도, 비달의 비정한 면이 나타남과 동시에 핏줄인 자식을 아내보다 우선시 하는 가부장적인 모습이 드러난다. 어쩌면 카멘은 비달에게 있어, 단순히 후사를 잇기 위한 수단이었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비달이 뱃속의 아기가 딸이 아니라 아들임을 확신하는 장면에서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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