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에서 나타나는 조선 후기의 여성상과 그에 대한 여성주의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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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에서 나타나는 조선 후기의 여성상과 그에 대한 여성주의적 평가

<아조>

● 아조의 여성상에 대한 당시 관점에서의 해석
아조에 등장하는 여성은 신분적으로 사대부가이고 경제적으로 부족할 것 없는 집안의 며느리로 보인다. 시부모님과 남편을 공경, 사랑하며 깍듯한 예의범절을 갖추고 있고, 바느질과 누에치기 등의 집안 살림을 부지런히 하며 검소한 생활 태도를 가졌다. 그야말로 이상적인 유교적 여성상이며 이옥은 이것을 항구적인 것, 정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옥 뿐만 아니라 유교적 사상이 지배적이었던 당시의 관점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여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 아조 여성상에 대한 현대적, 여성주의적 관점에서의 해석
그러나 이 여성이 현대적, 여성주의적 관점에서도 여전히 긍정적으로만 평가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자아실현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집 내에서, 가사노동, 시부모님과 남편에 대한 공경, 검소하고 부지런한 생활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볼 수 있다. 주체적으로 하나의 인간상을 확립하지 못하고 그것이 시집이라는 존재에 의존하여 수동적으로 ‘유교적으로 이상적인 여성상’의 모습을 실현하는 것으로써 확립된다는 것은 현대적, 여성주의적 관점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요소로 지적될 수 있다.
다만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을 찾아본다면 언문을 통한 학문적, 문학적 욕구 충족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이것이 남성의 학문적, 문학적 생활에 비하면 지극히 작은 부분이라는 점과 현실 참여적 기능은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언문의 교육조차 사대부가의 며느리라면 응당 갖추어야 할 교양으로서 이루어진 경우를 감안하면 큰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언문을 통한 학문적, 문학적 욕구 충족이 주체적인 자아를 적극적으로 실현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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