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훈 `안녕 인공존재`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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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 `안녕 인공존재`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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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벌써? 현대문학의 마지막 작품이다. 두둑한 두께감을 줬던 책의 끝자락을 잡고 있자니 뭔가 시원섭섭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열어본 ‘안녕, 인공존재!’는 마지막 장식이라고 할까, 가장 난해하고도 어려웠다. 사실 제목 자체만 봤을 때는 꽤나 흥미로웠다. 인공존재라. 그것만으로도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인공존재의 실체가 작은 조약돌이라는 걸 알았을 때 적잖이 실망했다. ‘존재’라는 단어로 자신을 대신하고 있는 물체. 나는 그것 보다는 신우정이라는 박사가 자살하기 전 만들었다는 물건들이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 모니터가 없는 음성인식 컴퓨터를 시작으로 보이는 것이 없는 핸드폰, 어쩌면 더 멍청해지는 것 같은 내비게이션과 시계까지. 어쩌면 정확하고 똑바른 것을 찾는 현대생활에 작게나마 활력소가 되는 물건이 아니었을까. 정확한 몸무게를 알려주지 않는 체중계는 나도 좀 갖고 싶어졌다. ‘정확하게 이렇다 해주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할 때가 있지 않을까. 내용은 주인공인 ‘나’와 한 때 사랑했던 여인인 신우정이 죽으면서 나에게 남긴 ‘존재’라는 이름으로 명명하게 되는 그야말로 존재에 대한 탐구의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조약돌로밖에 보이지 않는 용도불명 원리불명 상세불명의 ‘인공존재’. 전원을 연결해도 아무런 반응 없이 그저 ‘존재하는’ 것밖에는 할 줄 모르는 그 것을 통해서 나는 ‘부재를 통한 존재의 인식’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설명서에는 데카르트의 철학을 엉뚱하게 접근해 놓은 난해한 내용들뿐이다. 기능성 제품이 아니라, 말하자면 존재성 제품이란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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