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의 경제사상

소개글

정약용이 활동한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전반은 영·정조 시대의 안정기로 임진·병자 두 전쟁으로 황폐화 되었던 경제가 상당부분 회복된 시기였다. 동시에 상품화폐경제의 발달에 따라 토지의 사유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전국 대부분의 토지는 소수의 양반관료와 지주들에게 집중되었고 토지를 빼앗기고 소작인으로 전락한 대다수 농민은 몰락한 시기이기도 하였다. 이처럼 정약용이 살았던 시대는 목민심서에서 풍부한 사례가 제시되어 있는 것과 같이 중앙의 ‘권귀(權貴), 지방의 아전·토호 등에 의한 체제적 수탈이 극도에 달하고 있던 시기였고 농민층의 몰락은 국가의 조세수입을 감소시켜 그 재정을 불안하게 하였고 이는 중앙집권적 통치체제의 실질적 약체화를 초래하여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만연케 하는 악순환이 일어났던 시대였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이 시기에 제기된 국가적 과제는 토지 소유제도와 부세제도의 문란을 바로잡고 농업과 수공업을 발전시켜서 백성들의 살림을 넉넉하게 하며 부패 타락한 관리의 중간착취를 배제하여 국가재정을 충실하게 만드는 실질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적 소양을 가지고 국왕에게 충성하는 양심적인 관리가 필요했다. 이와 같은 인물이 정약용이었다. 그는 1789년 28세의 나이로 관리가 되어 1800년 39세에 정조의 죽음으로 물러나기까지 11년간 당시 조선사회의 온갖 폐단을 목격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하지만 정조의 서거로 그의 개혁안은 실현될 길이 막혀버렸고 이 때문에 비록 자신의 불운한 정치적 처지 때문에 관리 또는 정치가로서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였지만 그는 광범위한 사회개혁 또는 제도개혁의 구상들을 방대한 저술 속에 남겼다.

이 글에서는 정약용의 다방면에 걸친 사회개혁 사상중 경제사상을 중심으로 하여
그 세부사항인 여전론과 정전론, 과학·기술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여전론 · 정전론

정약용이 제시한 토지개혁안 중 중요한 두 가지가 여전론(閭田論)과 정전론(井田論)이다. 여전론은 일반적으로 토지의 국유화 내지 공유화를 지향한 개혁론이며 정전론은 토지사유제 및 지주·전호제를 인정한 바탕에서의 개혁론이라 보는 견해와 비록 점진적인 방법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역시 토지의 국유제 내지 공유제를 지향한 개혁론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 정전론이 사적 토지소유를 인정한 개혁론이라 보는 경우 그의 토지소유관은 여전론과 정전론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정전론도 궁극적으로는 토지의 사적소유를 인정하지 않은 국유제 내지 공유제를 지향한 것이라 보는 경우 두 가지 토지론에 있어서는 본질적인 변화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여전론과 정전론중 어느 쪽이 먼저 저술되었느냐 하는 문제를 두고 이론이 있는데 지금 학계의 대체적인 견해는 여전론이 앞섰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정전론이 토지의 사적 소유를 인정한 토지론이라 이해하는 관점에서는 정약용의 토지관이 초기의 이상주의적 관점에서 후기의 현실주의적 관점으로 변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전론이 궁극적으로는 여전론과 같이 토지의 국유제 내지 공유제를 지향한 것이라 이해하는 경우 토지개혁론이란 측면에서는 여전론의 급진적 방법론과 정전론의 점진적 방법론의 차이가 있었지만 그의 토지소유관이란 측면에서는 두 토지론 사이에 전혀 차이가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글은 정전론이 토지의 국유·공유제를 지향한 것임을 전제하고 여전론과 정전론을 토지소유론이란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논지를 전개해 보고자 한다.

참고 자료

다산의 정치경제 사상 - 강만길 저
경세유표 - 정약용 저, 이익성 역
정약용의 정전제론 고찰 - 박찬승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