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라스 케네디 작품 ‘빅 피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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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많이 망설인 끝에 당신에게 메일을 쓴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어. 있었던 그대로 이야기한대도 믿지 못하겠지. 나는 당신과 한때 불륜의 뜨거운 사랑에 젖어 있던 게리 서머스가 아니야. 그렇다고 언젠가 당신의 방패막이와 바람막이가 되어주던 그 사람도 아니야. 우리 가정의 울타리로 지친 그 어깨 어루만져주지는 못 했지만 당신을 사랑했고, 우리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월가의 잘 나가는 변호사 벤 브레드포드도 아니지. 그래. 물론 그일 수 없지. 당신이 아는 벤은 당신의 이혼요구로 절망에 빠진 채 요트를 탔다가 폭발 사고로 죽은 이니까. 시신을 제대로 수습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지? 그래, 시신을 수습할 수 없었겠지. 죽은 건 그의 육체가 아니라 그의 파괴된 영혼이었을테니까.

B,
난 무서운 이야길 하는 게 아니야. 물론 내 정신도 말짱하고 말이야. 아아, 죽은 내가 어떻게 이 메시지 보낼까 하는 말이지? 혹시 뭐 미리 죽을 걸 예상하고 유언장 비슷하게 당신에게 보내는 거라면...... 베쓰, 마지막으로 본 당신은 밝고 화려하게 빛났지만 나에게도 당신은 이제 빛바랜 사랑의 추억일 뿐, 그 이상이 아니야. 이건 유언장도 예약 메일도 아닌, 이젠 벤도, 게리도 아닌 ‘내’가 보내는 마지막 편지야. 나는 이제 또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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