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평전 독후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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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의 하루는 길고도 고되다. 삶을 사는 누군들 그렇지 않겠냐마는 청년 태일의 하루는 더욱 그러한 느낌을 준다. 책을 덮기까지 오랜 시간 잠들지 못한 수많은 밤과 먹먹해진 가슴을 쓸어내리며 눈물을 삼켜야 했던 낮이 흘렀다. 스물 두 살 청년의 마음에 어떤 불이 일어서 그렇게 큰일을 해낼 수 있었던가. 그의 희생 후에도 탄압은 여전했고, 뜻을 함께 했던 노동자는 뿔뿔이 흩어지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그의 희생 그 자체가 시대의 획을 그은 것은 분명하다.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과 거대 권력의 이권 독점에 대해 누구도 말을 할 수없었던 시대, 누구도 부당하다 소리 높이지 못했고, 아무도 거대 권력의 실체를 파헤친다는 생각을 감히 하지 못했던, 침묵과 어둠이 물처럼 시대를 흐르던 그때였다.
그런 시대에 맨몸 하나로 외로운 등불이 되고자 했던 사람.

그를 따라가 본다.

그의 유년 시절에 대해 읽고 있노라면 때때로 지금의 우리는, 지금의 나는 얼마나 풍요로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원짜리 우동 한 그릇이 절실했던 그는 그마저도 먹지 못해 쫄쫄 굶으며 길거리를 헤매야 하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내리 이삼일을 아무것도 먹지 못한 그의 눈앞에 떨어진 베어 물고 난 자리가 색깔이 누렇게 변한 사과 한 알에 그는 온 신경이 곤두선다. 아아, 누가 이 어린 아이에게 사과 한 알을 주지 못하는가. 누가 이 아이의 주린 배 하나 채워주지 못하는가. 무능한 부모가 차디찬 사회가 가진 자의 횡포가 이 아이를 거리로 내몰았다. 아직은 공부나 하면서 재롱을 떨 나이 더 나이 어린 동생 손을 잡고 거리를 방황하다 결국 시설에 동생을 내맡기도 돌아 나오며 그는 얼마나 많은 눈물을 삼켜야 했을까.

몇 번의 길거리 생활, 수십 번의 굶주림, 수백 번의 발길질 끝에 그는 드디어 가족들과 함께 서울 끝자락 판자촌에 몸을 누일 수 있었다. 그는 이때의 생활을 부인하거나 감추려고 하지 않는다. 그의 말대로 그의 과거를 부정하면 지금의 그 또한 긍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는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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