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감상평-무용지물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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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평: 무용지물 박물관 - 김중혁




“눈을 감고 상상의 세계로 빠져 드는 묘한 매력, 무용지물 박물관”

김중혁의 무용지물 박물관은 레스몰 디자인, 메이비, 압축, 라디오, 플레이볼 라디오, 두번째 라디오, 메이비의 라디오, 노란 잠수함으로 나누어져 있다.
레스몰 디자인부터 메이비의 이야기로 접어 들 때 나는 기억 속에 묻어둔 지나간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메이비는 유난히도 저음인 목소리에 수염까지 덥수룩한 남자였다. 작가는 이렇게 반전이라고 해야 하나? 문장을 따라 읽어가며 내가 예상했던 끝을 계속해서 뒤엎었다.
예를 들면, 어린 시절 개 한 마리를 책임 진 적이 있었는데 사실 개가 나를 책임 진다기 보다 개가 나를 돌보는 판국이었다. 라던가 자신의 디자인 회사의 이름이 레스 스몰을 합친 것인데 레즈를 생산해 내는 회사로 오해를 한다던가, 그리고 4월부터 가을까지는 너무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에 겨울이 되었을 때는 금고에 쌓아두지도 못할 만큼 돈을 많이 벌게 됐다. 라고 얘기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실은 몸만 축났다. 또는 겨울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겨울이 되니까 일이 뚝 끊기고 말았다. 등 작가는 계속 뭔가 크게 웃기지도 않으면서 반전을 통해서 피식- 거리게 만드는 소소한 김중혁 작가만의 독특한 매력을 내 뿜고 있는 듯 했다.
주인공 나는 디자인이든 삶이는 압축하지 않는 건 죄악이라는 자신만의 디자인 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의 확고한 디자인 론은 메이비의 청각장애인을 위한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면서 바뀐다. 주인공 나는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디자이너로써 말로써 세밀한 묘사를 통해 여러 사물들을 창초 해 내는 메이비의 능력에 열등감을 느끼고, 압축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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