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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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를 읽고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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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법은 매번 다르다. 표지보고 고르기, 제목보고 고르기, 작가보고 고르기, 열 번째 손길이 닿은 책 고르기 등등, 이번엔 평론 책에서 추천을 하는 도서를 읽기록 했고, 추천 도서 4권 중에 가장 먼저 백의 그림자를 찾았다.
이 책의 뒷 표지에 ‘환상과 현실이 기묘하게 어우러진 독특하고 아름다운 연애소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가장 아프고도 의연한 사랑을 한다’ 라는 문구를 보고 마음을 정했다. 오랜만에 달콤 씁쓰름한 연애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책을 잘못 빌렸다. 내가 생각한 달콤 씁쓰름한 연애 이야는 찾아 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난 책을 잘못 빌리지 않았다. 잘못 빌렸으나 잘못 빌린 것이 아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전자상가에서 몇 십년 동안 터를 잡고 일을 하는 사람들, 그들을은 삶의 희망이 사그러들고 절망이 자라날 때면 그림자가 땅에서부터 올라오는 경험을 했던 혹은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주인공이 아닌 은교와 무재가 있고, 이 둘은 자신의 그림자를 따라가지 않도록 서로를 다독이고 품어주는 사이다. 도시의 현대화, 문명화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에 읽으면서 조세희씨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과 양귀자씨의 ‘원미동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러나 두 소설과 다른 점이 이 백의 그림자에는 분명히 있고 그것들이 좀 더 희망차고 물결처럼 다가와 나를 휘감았다.
조세희 씨의 난쟁이가 소아올린 작은 공에서는 근대화의 폭력성이 상당히 직접적으로 제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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