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공간과 젠더의 재구성` 린다 맥도웰 지음, 『젠더, 정체성, 장소』

소개글

지구화와 로컬리티의 상호연관성에 대한 물음은 공간을 새롭게 바라볼 것을 요청하고 있다. 공간과 장소라는 개념이 여러 학문 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으며 2009년 한국여성학회가 춘계학술대회의 주제로 ‘공간’을 다루고 있는 것도 한국 페미니즘에서의 공간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한국 페미니스트 지리학은 아직 초기단계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Ⅰ. 페미니즘과 지리학의 만남

공간은 종종 객관적이며, 물리적인 실재로 여겨진다. 발을 딛고 있는 이 영역으로부터 집, 학교, 사무실, 지역, 그리고 국가, 더 나아가 우주에 이르기까지 그 스케일은 확장되지만 여전히 그것은 많은 부분 중립적인 외부의 어떤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그러나 ‘공간’은 중립적이지 않은 이데올로기적이며, 물리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 ‘사회적 공간’으로 성격을 지닌다. 다양한 분야에서 공간의 이데올로기적 역할을 중심으로 공간의 의미를 해석하는 작업을 해왔지만 특히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은 젠더화된 공간에 대한 논의를 진척해왔다. ‘공간’에 대한 논의는 시공간의 압축, 영토의 경계가 없어지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지구화와 로컬리티의 상호연관성에 대한 물음은 공간을 새롭게 바라볼 것을 요청하고 있다. 공간과 장소라는 개념이 여러 학문 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으며 2009년 한국여성학회가 춘계학술대회의 주제로 ‘공간’을 다루고 있는 것도 한국 페미니즘에서의 공간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한국 페미니스트 지리학은 아직 초기단계다. 젠더 불평등의 공간성, 초국적 이주의 여성화, 디아스포라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최근에서야 페미니즘이 지리학에서 조금씩 논의되기 시작했다.1) 이런 가운데 페미니스트 지리학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는 린다 맥도웰의 『젠더, 정체성, 장소』가 번역되어 발간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맥도웰이 지난 1999년에 이 친절한 글을 쓰게 된 것을 지리학 내에서 여성주의 연구가 정립되기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여러 사람들은 “젠더하고 지리학은 무슨상관입니까?(13쪽)”라고 질문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젠더와 지리학의 관계에 대한 답을 하려는 시도”(13쪽)로 쓰여진 이 책이 “지리학과 젠더에 관해 모든 것을 제공하지는 않을”(14쪽)지라도 페미니즘과 공간의 거의 모든 만남을 개괄하고 있다. 맥도웰은 글로벌 스케일로 확대된 공간의 젠더 문제 뿐 아니라 일상의 공간부터 모든 것을 망라한 장소에 젠더 렌즈를 가져다 대고 “남성과 여성은 세계 각지에서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가? 젠더화된 속성들이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면 여성성과 남성성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 여성과 남성 간의 사회적 관계는 얼마나 다른가?

참고 자료

김현미, 「페미니스트 지리학」, 『여/성이론』, 통권 제19호, 여성문화이론연구소, 2008, 293쪽.
앞의 책, 2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