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 가는 길』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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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 가는길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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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 가는 길』을 읽고...

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은 셋이다. 공사판에서 일자리를 찾아 떠도는 영달과, 그런 떠돌이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고향인 삼포로 내려가려는 정씨, 부대를 전전하며 군인들을 상대로 위안부 노릇을 하다가 도망친 백화까지. 소설은 이 세 명의 우연한 만남에서부터 기차역까지의 동행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세 명의 등장인물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사회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정처 없이 떠도는 하류층의 인물들이라는 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메말라서 살벌하고 비정하지 않고, 소박하고 인정 있는 인물들이라는 점이 그것이다. 자신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가진 것 없는 그들이었지만 조건 없이 베풀 줄 아는 뜨거운 인간애는 가진 자들의 위선과 허위를 따끔하게 꼬집고, 가진 자들의 그것보다 그들이 한결 높고 깊음을 보여주었다. ‘백화’ 그녀는 죄수들의 옥바라지를 하며 조건 없이 하룻밤을 보내고 떠나보내기를 여덟 번이나 한다. 떠나보내는 아침마다 그녀는 차도로 나가 먼지 속으로 버스가 가릴 때까지 서 있곤 한단다. 옷 한 가지 못해 입었던 그 시절이 그녀가 보낸 삭막한 3년 중에서 가장 평화롭고 즐거운 시절이었음을 회상하는 대목에서는 소박하지만 진한 인간애가 전해지면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영달’ 그는 알지도 못하는 여자-백화가 발목을 삐자 혼자 걷기도 힘든 눈길을 업고 내려가고 오히려 그 여자의 가벼움에서 눈시울이 화끈해진다. 자신의 비상금 전부를 털어서 그 여자를 집으로 보내주기 위하여 기차표와 빵 두개, 게다가 찐 달걀까지 사서 쥐어주는데, 그 모습들은 가진 것 하나 없지만 타인과 함께 나눌 줄 알고 같이 감정을 느낄 줄 아는 그야말로 인간적인 모습들이었다. 작가 ‘황석영’은 이와 같이 ‘삼포 가는 길’에서 우리들이 맹목적인 편견으로 외면하는 하층 사회의 인간적인 풍경을 그림으로써, 더없이 깨끗하고 격조 높은 시정어린 인간애로 승화시켜 그의 리얼리즘 문학의 진면목을 훌륭히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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