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밋빛 인생’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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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서 내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5~6살 때였나? 어머니와 손잡고 룰루랄라 여탕에 들어가던....내 또래 남자라면 한번쯤은 그런 기억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어렴풋하지만(여탕 풍경이 비주얼적으로 기억난다면 참 좋을 텐데...쩝...)목욕 끝나고 먹었던 초코우유맛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때 내가 여탕에 들어갔을 때 아무도 나를 말리는 사람 없었고 오히려 아주머니들이나 누나들이 어리다고 날 귀여워 해주었다. 그런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부터 아무도 말리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여탕을 가지 않았다. 내가 여탕을 가지 않겠다고 때를 쓰니 어머니도 더 이상 나를 여탕에 데려가지 않았고 나도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을 가거나 정 아니면 혼자 가게 되었다. 학교에서 이성친구,동성친구들과 지내고 교육을 받으면서 어느새 내가 한 짓이 부끄러운 짓(정확이 말하자면 성 정체성에 어긋나는 짓이지만 그때는 이런 말을 몰랐으니까)임을 깨달았나 보다. 여기서 나오는 루도빅도 처음에 여장을 하고 사람들 앞에 나섰다. 그런 루도빅을 이상하게 보기보다는 어린아이의 장난으로 치부하고는 웃고 넘긴다. 어리니까. 하지만 루도빅은 진지하다. 자신이 ‘반 여자’ 라고 생각하고 하느님이 자기를 만들 때 실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이런 루도빅을 보고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었지만 보면 볼수록 당돌한 모습에 귀여웠고, 나중에는 참 용감하다고 생각했다. 7살 된 쪼끄만 아이가 자기 남자친구한테 결혼하자고 하다니(웃음) 우리한테 커밍아웃(동성을 좋아한다고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한 연예인으로 잘 알려진 홍석천이 동성애를 밝힌 나이도 20살이었다. 7살의 나이에, 떳떳하게 자기생각을 말하고 실천에 옮기는 용감한 루도빅을 보면서 난 22살 평생 저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애쓴 적이 있었나 하는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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