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운수좋은날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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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의 ‘운수 좋은날’은 제목에서부터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끌려서 읽는 동안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 소설은 나에게 서민들의 애환을 엿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주었다.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인 이 소설은 김첨지라는 인력거 꾼의 이야기이다. 김첨지는 인력거 꾼 노릇을 해서 병든 아내 그리고 젖먹이 아이와 함께 생계를 이어나가는 어려운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그 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나가려는 그를 아내는 보내지 않으려 한다. 너무나도 오래 병을 앓아서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내의 애처로운 눈빛을 보자 김첨지는 측은하다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비가 주적주적 내렸기 때문에 인력거 꾼들에게는 그야말로 운수 좋은 날이었기에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는 김첨지는 어쩔 수 없이 그런 아내를 뿌리치고 빗속으로 그의 그림자를 내 던진다. 그 과정에서 김첨지가 내뱉는 욕설과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못하는 현실 등. 당시 서민들이 겪었을 생활의 어려움과 고통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일을 나온 김첨지는 처음부터 손님을 받는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병든 아내의 희다 못해 푸르기까지 한 얼굴이 떠나지 않고 그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날따라 손님이 유난히 많아 김첨지는 오랜만에 목돈을 쥘 수 있었다. 몇 일 동안 손님이 없어서 고심하던 그에게는 더 없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인력거를 끄는 동안 내내 아내의 얼굴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일을 끝낸 뒤 그는 친구와 함께 술집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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