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꽃나무`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의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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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꽃나무`라는 시를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비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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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자아 분열을 통해 본 이상의 「꽃나무」>

이상의 본명은 김해경으로, 그는 원래 총독부의 건축 기수로 일하던 일제 강점기의 엘리트다. 그러나 퇴직 이후 그의 삶은 모더니즘의 그늘 속으로 본격적으로 투신하게 되고 이상이라는 필명을 사용하여 다양한 문학 활동을 전개하게 된다. 바로 이 이상과 김해경의 분열, 모더니즘의 빛과 그늘의 분열이야말로 이상의 시와 소설을 지배하는 주요한 테마가 된다.
「꽃나무」의 주요 제재로 등장하는 꽃나무는 통념과 다른 어떤 상징, 기호를 의미한다. 이는 이상의 자아를 상징하기도 하고 분열된 또 다른 자아를 상징하기도 한다. 단독자로 존재하다가 욕망의 대상이 되고, 분열된 욕망 사이에서 통합에 실패하는, 그래서 결국 ‘막 달아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상의 다른 작품인 「거울」 속에서 ‘악수’의 행위를 통해 분열을 통합하고 내재된 자아 분열의 공포를 이기려는 소극적 시도가 엿보였다면 「꽃나무」에서는 그마저 불가능한 행태가 드러난다.
라캉의 욕망이론은 상상계와 상징계, 실재계로 삼분되는 체계를 이룬다. 라캉은 이론 속에서 언어의 사용을 통해 의식과 무의식의 분열을 설명하고자 한다. 단독자로서 존재하는 꽃나무는 상상계에 속하는 이미지, 즉 전체로서의 나를 상징한다. 벌판 한복판에 고립된 채로 서있는 그 꽃나무는 ‘열심으로 꽃을 피워가지고 선’ 그런 꽃나무를 의미한다. 이는 분열되기 전의 고독한 자아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의 자아는 진정한 자아가 아니다. 실제의 나이면서 내가 아닌, 즉 타자의 이미지를 통해 형성된 자아인 것이다. 이는 자아의 주체성 개념 자체가 그 출발점부터 무언가 비틀려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로부터 욕망이 발생함을 전제하고 있다. 흔히 이 단계에서 언급되는 것이 바로 거울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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