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이 되어 바라보는 조국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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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강상중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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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름없이 동생과 텔레비전 리모컨을 둘러싼 전쟁 아닌 전쟁을 펼치고 있을 때였다. 그날따라 절대로 리모컨을 양보해줄 수 없다고 버티는 동생 때문에 기나긴 설전 끝에 결국 패전을 선언하고 동생이 틀어놓은 채널을 같이 볼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동생이 시청하는 이종격투기 채널을 같이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분한 마음에 사람들은 왜 서로를 치고 패는 저런 야만적인 것을 보며 즐거워하는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의 공격성 표출을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등 이종격투기 팬들이 들으면 몰매를 맞을만한 별의별 비판을 쏟아내고 있던 도중 내 눈에 띠는 한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한쪽 팔엔 한국국기를, 또 다른 팔엔 일본 국기를 달고 경기장에 들어선 선수였다. 그의 이름은 아키야마 요시히로.
양쪽 팔에 가깝고도 먼 두 나라의 국기를 동시에 달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동생에게 “저 사람은 일본사람이 왜 한국국기를 달았어?”, “한국을 좋아한대?”, “저러면 일본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들을 쏟아냈지만 동생은 귀찮은 듯이 “저사람 한국 사람이야” 하는 말과 함께 경기에 집중해야한다고 하며 내말에 답해주지 않는 바람에 궁금증만 품은 채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얼마 후 내게 궁금증을 안겨다주었던 선수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건 이종격투기 경기나 일본방송에서가 아닌 우리나라 쇼-오락 프로그램에서였다. 유명인들을 초대하여 그들의 삶이야기를 들으며 가볍게 볼 수 있는 방송이었기 때문에 평소 즐겨 봐왔는데 어딘가 낯익은 사람이다 싶었더니 바로 동생과 함께 보았던 이종격투기경기에 출전하였던 선수인 것이다. 그의 일본이름은 아키야마 요시히로, 그리고 그의 한국이름은 추성훈 이었다.

참고 자료

「재일 강상중」 - 강상중(2004), 삶과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