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시장의 잠식에 대한 샌델과의 선문답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읽고

소개글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이 쓴 A+ 받은 서평입니다.
칼 폴라니, 젤라이저, 최장집, 홉스봄, 정의란 무엇인가, 김어준 등
다양한 저자들의 책들과 아이디어들을 엮어 학부수준보다는 높은
퀄리티로 제작한 서평입니다. 후회하지 않으실거라 확신합니다!

목차

1. 들어가는 글
2. 시장과 도덕에 대한 샌델과의 지적훈련
(1) 새치기
(2) 인센티브
(3) 시장은 어떻게 도덕을 밀어내는가
(4) 삶과 죽음의 시장
(5) 명명권

3. 샌델과의 선문답 그리고 깨달음

본문내용

2012년 현재는 철저한 공공성 파괴의 시대이며 부정의의 시대이다. 굳이 멀리서 찾지 않아도 손에 닿는 신문, TV, 카페에서의 사람들의 대화, 하루 종일 만지작거리는 스마트폰의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에서 또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한국사회 부정의의 다이나믹스를 너무나 손쉽게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한국 사회에 뜨거운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샌델이 이번에는 시장에 대한 서슬퍼런 비판의 칼날을 갈고 닦아 우리 앞에 내 놓았다.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부분적으로 다뤘던 그러나 부족했던 시장의 도덕적 한계를 이에 더해 하버드 대학교의 인기 강의 ‘시장과 도덕’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책으로 펴낸 것이다.

<중략>

개인적으로 이 장에서 논의되는 내용들이 굉장히 놀라웠다. 특히 데스풀, 테러리즘 선물시장에서 정말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목숨에 대한 시장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이 꽤나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재화의 유통과 판매에 대한 어떤 도덕적, 사회적 고민이 없이 시장의 무성찰적 무차별적 자기 확장적 경향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것들까지 거래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장이 바로 이 삶과 죽음의 시장이었다.

<중략>

더불어 우리는 샌델이 시장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발 딛고 있는 공화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가 일련의 절차적·제도적 장치만으로는 제대로 작동하고 발전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그 의미가 발생하는 공화주의는 한 사회의 시민의 성격, 시민의 질적 내용, 민주주의와 사회공동체에 대한 시민의 태도와 깊이 관련된다. 최장집. 2002.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후마니타스. pp.226-227.
공화주의는 공공선에 대한 헌신, 공적 결정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모든 시민이 공동체로부터 배제되지 않고 권리와 혜택을 누리는 시민권의 원리, 시민적 덕에 대한 강조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데 이에 샌델은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자신이 사는 고장의 여러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고 결정하며 또 그 결정에 대해 함께 책임지면서 자신의 공동체를 일구어왔던 미국 독립 시기의 아름다운 공화주의적 전통에 입각해 이 책을 구성한 것이다.

참고 자료

에릭 홉스봄. 1998. 『제국의 시대』. 한길사.
마이클 샌델. 2010. 『정의란 무엇인가』. 김영사.
김어준. 2011. 『닥치고 정치』. 푸른숲
비비아나 젤라이저. 2009. 『친밀성의 거래』. 에코리브로.
최장집. 2002.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후마니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