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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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란 어떤 곳인가?

지중해는 고대 페니키아부터 시작하여 이집트와 그리스?로마?비잔티움?오스만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동서 문명교류의 현장이었다. 지중해는 또 인간의 활동을 땅과 바다로 이으면서 문명을 퍼뜨리고 주고받던 공간이었다. 이러한 공간은 시간을 통하여 끊임없이 달라지고 바뀌었다. 시간과 공간은 지중해를 고이지 않는 물로 만들었다.
지중해의 특성은 문명의 다양성과 통일성이 공존하는 데 있다. 지중해의 문명들은 역사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들로 나타나고 사라져갔다. 그러면서도 그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어떤 통일된 짜임을 내보였다. 지중해의 문명들은 또 지역에 따라 서로 뚜렷이 구별되는 정체성을 지니고 있지만, 서로 이리저리 가로지르고 잇고 누비면서 지중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불릴 만한 어떤 형태를 지어냈다. 지중해의 다양성은 세계의 어느 지역에서도 보기를 찾기 힘들 만큼 강하며, 또 그 만큼 통일성과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중 략>

숭배의 대상에서 희생의 대상으로 변해가는 황소

황소가 숭배의 대상에서 희생의 대상으로 천천히 바뀌고 있는 것은 아테네 건국자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게 되는 신화와 일치한다. 이는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에 나오는 하늘 황소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하늘 황소는 힘의 상징이면서도 새로운 영웅한테 희생되는 이중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그 변화과정이 잘 드러나고 있는 곳이 크레타 섬이다. 소의 두 뿔을 상징한다고 보이는 양날도끼가 크레타 신앙의 핵심이었지만 미노타우로스 신화에서 드러나듯이, 황소사람은 숭배의 대상에서 타도의 대상이 되어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고고학으로도 분명한 연대기로 선을 그을 수는 없지만 황소는 숭배의 대상이었다가 차츰 희생대 위에 올려진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로마 시대까지 유행한 미트라교에서 소는 완전히 희생의 대상으로 나타난다. 소가 차츰 숭배의 대상에서 희생의 대상으로 변해가는 것은 지중해 세계에서 새로운 강자가 나타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소는 풍요의 상징으로 다산과 힘의 상징으로 여겼고, 땅의 신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땅의 신을 숭배하는 종족들이 다른 신앙체계를 가진 하늘의 신을 숭배하는 종족에게 자리를 양보하게 되고 땅의 신을 대표하는 황소도 차츰 희생의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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