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첫눈에 반하는 이러한 이상적인 사랑은 과연 영화나 꿈에서만 가능한 사랑일까. 이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많이 보았고, 또 그만큼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랑을 다루는 인문학자들은 사랑은 단계를 무시하고 첫눈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빠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존 그레이는 두 남녀가 호감(attraction)의 단계, 반신반의(uncertainty)의 단계, 독점(exclusivity)의 단계, 친밀감(intimacy)의 단계, 결혼약속(engagement)의 단계를 거쳐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이론에 기초한다면 처음 만나서 첫눈에 바로 사랑에 빠지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론과 실제가 언제나 같을 수는 없다. 특히 사랑과 같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에 해당하는 것일 경우 더욱 달라질 것이다.
목차
1. 첫눈에 반하는 사랑 - 모두가 꿈꾸는 사랑의 시작
2. ‘Closer’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2.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
3. 완전한 사랑을 향하여
4. 아직 꿈꾸는 사랑
본문내용
1. 첫눈에 반하는 사랑 - 모두가 꿈꾸는 사랑의 시작
신문사에서 부고를 쓰고 있지만 언젠가는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인 평범한 한 남자가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그리고 반대편에서는 역시 평범하지만 남자에게는 비범한 한 여자가 남자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물론 둘은 전혀 모르는 사이며, 단지 우연하게 같은 선상에서 있을 뿐이다. 둘은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잠시 멈춰 선다. 여기까지 오는 도중에 둘의 눈이 한두 번 맞았을지도 모르지만 둘 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확신이 없고, 확신을 가질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파란 불이 들어오고, 길을 건너던 여자가 그만 접촉사고를 당해서 쓰러지게 된다. 그리고 그녀에게 그 낯선 남자가 다가간다. 여자가 그를 보고 매우 익숙하게 말을 건넨다. “Hello, Stranger?" 남자는 한마디 말을 남기고 쓰러진 여자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치료가 끝날 때까지 그녀의 보호자 역할을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들의 사랑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영화 ‘Closer’의 도입부분이다. 우연히 길을 가다 남녀 한 쌍이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껴서, 서로 사랑을 시작하는 이러한 영화와 같은 이야기는 모두가 원하지만, 그저 꿈과 같은 사랑의 시작이다.
<중 략>
4. 아직 꿈꾸는 사랑
앞의 설문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사람들이 첫눈에 반한 사랑을 믿고 있고, 또 경험했다고 한다. 몇몇 사람들은 사랑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러한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이미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존재한다. 그러나 특성 상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열정이라는 요소만을 가지고 있기에, 그 모순 속에서 짧은 인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역치의 이론까지 들어온다면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진다. 그렇다면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한 사람들이 결혼까지 성공했을 경우 그 사랑이 더욱 오래 지속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참고 자료
김경순, “삶의 과정에서 본 사랑의 의미”, 제주대학교 학생생활연구소, 1999
얼 노만, 첫눈에 반하는 사랑 순간의 매력에 숨겨진 과학, 그리고 사랑 이야기, 서울:뿌리와 이파리, 2002
앤소니 기든스, 현대사회 성․사랑․에로티시즘, 배은경․황정미(역), 서울:새물결, 1996
애버게일 트래포드, 제 정신으로는 못하는 결혼과 이혼 이야기, 서울:북토피아,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