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혁명사 _연극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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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혁명사

혁명 이후 성립된 소비에트 정권은 브레스트 리토프스크 조약이 체결로써 잠깐이나마 평화의 시기를 누릴 수 있었다. 내란으로 접어들기 전, 농민 출신으로 해군에 징집됐던 볼셰비키 병사 세르게이, 동향 출신 인텔리겐차 레즈노프, 까자크 출신 병사 알렉세이는 모스크바강 근처 술집에서 술기운이 올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르게이: 하하하 정말 빌어먹을 놈의 상황이야! 굴욕적이라고!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인지 뭔지 엉터리 조약이란 말이야. 겨우겨우 인민의 피와 땀으로 이뤄낸 혁명 정권 이라는 게 겨우 다른 나라 눈치나 보느라고 강화를 하다니 말이야. 겁이 많아진걸 보면 레닌도 한 물 간 게 아닌가 모르겠어!

레즈노프: 세르게이 말조심해 레닌이 단순한 겁쟁이에 불과했다면 처음부터 혁명 전선에 뛰어들지도 않았어!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었던건 지금 정세가 우리에게 너무 불리해서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야. 오히려 뭘 모르는 건 부하린이나 트로츠키 같은 녀석들이지. 당장 자기들 기분과 분위기에만 휩쓸려 연합국 놈들이랑 싸워 이기는게 가능할 것 같아? 천만에! 겨우 이뤄낸 지금 우리 조국도 엉망이 되고 혁명은 또 수 십 년 미뤄지겠지. 차라리 레닌이 강화를 주장할 때 말만 들었으면 지금처럼 굴욕적으로 변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야. 어쨌든 지금은 참고 위기를 넘길 때야. 분명 우리에게 주도권이 넘어 오게되면 오늘날의 굴욕도 제국주의자들에게 반드시 배로 갚아줄 기회가 있을테니 걱정마.

<중 략>

세르게이: 나도 우리가 혁명에 성공한 10월은 지금도 꿈만 같아. 농민들에게 토지가 분배되고 부르주아 권력이 무너지다니... 그런데 혁명이 성공하고 나서도 몇 번 반동분자들이 도전을 해오기도 한건 알고들 있어? 멘셰비키 놈들이 끄라스노프 장군하고 까자끄 용병들을 이용했다고 하던데...

알렉세이: 원래 우리 까자끄들은 혁명이든 반혁명이든 별 상관이 없다고 했잖아. 좀 냉정하게 말하면 여기서 일어난 일들은 남의 나라 일이나 마찬가지고 우리는 거기서 최대한 단물을 빨면 되는거야. 나야 특이한 경우이긴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까자끄의 대부분은 반혁명 세력의 편에 섰어. 아마 네 말대로 10월에 시시한 폭동을 일으켰다 진압된 까자끄인들도 그런 사람들일거야. 생각해보니 역설적이긴 하네. 까자끄인들이 본토 사람들보다 더 보수적이고 반혁명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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