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쿤테라의 `느림`을 읽고 - 클라이맥스를 만드는 기술, 느림

소개글

밀란쿤테라의 `느림`을 읽고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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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느림’이 빛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빠름`이다. 서서히 빠져드는 사랑에는 편안함이 있지만 클라이맥스를 찾기 힘든 것처럼, 느림의 미덕은 빠른 템포가 주는 몰입의 경지를 더욱 길게, 그리고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능력에 있는 것이다. 빠름이 존재하지 않는 느리고 편안한 일상에서 `느림`은 오히려 나태함과 게으름이라는 오명을 얻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느림`에 공감하는 까닭은 빠름이 주지 못하는 여운을 주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도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오래오래, 그리고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무언가를 남겨놓는다.

헌데 ‘느림`은 매우 이성적인 순간에만 가능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매우 격정적이고 감격적이고 감정적인 정서적 상태에 놓여 있는 순간 그러나 이성이 깨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때 바로 그 때에만 가능하다. 하지만 사랑에 빠졌을 때와 같이 마음이 지 마음대로 춤을 출 때 조차도 이성이 명료하게 살아있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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