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 슈사쿠 『침묵』을 읽고

소개글

신앙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서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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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본문내용

침묵. 노란 색의 겉표지에 빛바랜 종잇장은 내게 ‘침묵’이라는 인상을 풍겼다. 책을 빠르게 넘겨보며 책장의 먼지 냄새를 느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냄새였다. 느낌이 좋았다. 겉표지만 보고는 알 수 없지만, 표지를 열었을 때 내 눈에 보인 이 글귀는 소설이 종교소설임을 짐작하게 했다. 그것도 일본에 잠입한 신부가 극심한 억압에 의해 배교되는 굉장히 예민한 부분을 담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이었던 당시의 일본은 쇄국 정책으로 그리스도교를 믿는 자들에게 엄청난 탄압과 형벌을 가하고 있었다. 세 명의 젊은 사제들이 “1638년 3월 25일, 세 사람의 젊은 사제를 태운 인도 함대는 벨렘요새의 축포를 받으면서 타요 하구를 출발했다.” (p.16) 사제들은 자신들을 가르쳤던 위대한 성직자 페레이라 신부가 하나님을 배신하고 이교도에 굴복했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든 일본에 잠복하여 그의 존재와 운명을 확인하기위해 일본으로 가는 배에 올라탄다. 그들이 일본까지 가는 과정을 결코 순탄치 않다. 수차례 폭풍우를 만나 침몰할 위기에 처하고, 더위에 견딜 수 없는 상태에 이르고, 고아에서 마카오를 거쳐 힘겹게 도착하게 된다. 이 장면은 그들이 일본에 가서도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중 략>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않은 가장 괴로운 사랑의 행위를 하는 거야.”(p.265) 로드리앙 신부는 깨닫는다. 진정한 신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밟아도 좋다. 네 발의 아픔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밟아도 좋다. 나는 너희에게 밟희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너희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다.”(p.267) 그는 성화를 밟고 나서야 하나님의 응답을 듣게 된다. 그것이 진정으로 하나님이 원한 것이기 때문일까. 로드리앙 신부가 성화를 밟은 것은 그 자체로서 배교했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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