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서울대학교 이영훈 교수님 <한국경제사> 2012학년도 2학기 과제로 제출한 리포트입니다.
목차
1. 서론
2. 조선은행의 설립
2.1. 최초의 금융기관: 제일 한국은행
2.2. 조선은행화와 통화권 분리
3. 조선은행법 개정 시도
3.1. 일차대전의 호황과 조선은행
3.2. 조선은행의 권한 이관
3.3. 감독권 이관 시도의 의미
4. 조선은행법 개정과 조선은행 개조안
4.1. 호황의 종식과 조선은행 감독권 이전
4.2. 보통은행화와 조선은행법폐지 계획
4.3. 폐지계획의 좌절과 그 의미
5. 1930년대의 조선은행
5.1. 대공황과 만주사변
5.2. 통화 통일 논의와 좌절
5.3. 전시체제와 조선은행권 남발
6. 해방 이후의 조선은행
6.1. 일본의 패전과 철수 자금
6.2. 조선은행권 남발
7. 결론
8. 참고문헌
본문내용
조선은행은 일본의 식민지 금융 정책의 핵심기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중요성이 컸다. 조선은행은 감독권과 조폐권 등의 권리 주체 측면에서 식민지배 기간 동안 다양한 변화를 겪었으며, 대내외적 경제 상황에 따라 그 중요성을 달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표면적인 변화의 요인이 변화의 시기마다 존재했으나,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원리가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제가 조선은행을 경영함에 있어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목표와 관련되어 있다.
일제는 조선은행에서 조선은행권이라는 별도의 화폐를 발행하여 식민지를 경영하였다. 일제가 식민지 경제를 관리함에 있어, 일본 본토 소위 내지와 동일한 단일 화폐를 사용하는 쪽이,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했을 것이다. 오늘날 유럽국가들이 “유로(Euro)”라는 단일 화폐로 통합된 유로존(Eurozone)의 목적이 바로 단일 화폐의 사용으로 인한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일제의 별도 화폐 사용에는, 식민지 금융의 단순 지배 이상의 동기가 있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서울대학교 이영훈 교수는 이러한 일제의 조선은행권 발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1930년대에 조선은행권을 일본은행권으로 흡수하자는 논의가 일본에서 일기도 했지만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일본과 조선의 통화를 끝내 구별하였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유사시에 조선은행권이 ‘내지경제권의 옹호를 위하여 하나의 완충효과’를 발휘할 것이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일전쟁 기간에 조선은행권은 일본의 전비 지출로 발생한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일본으로 파급되는 것을 막는 방파제로서 훌륭하게 역할을 하였다. ”
이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조선은행권은 식민지 경제 충격의 내지 확산을 막기 위한 통화권 분리의 목적에서 일본은행권과 별도로 발행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제의 목적은, 단순히 1930년대의 경제 충격에서만 드러난 것이 아니다. 조선은행권이 갖는 “통화권 분리”의 목적은 조선은행 설립 당시부터 일본 내각에서 논의되었으며, 이후 조선은행의 일체 권리를 일제 대장성으로 이관할 때, 그리고 해방 직전의 통화발행권이 변화하는 등의 조선은행과 관련한 식민지 금융정책의 변화들을 관통하는 설명력을 갖는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통화권 분리”라는 일제의 조선은행 영업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식민지 통화정책의 변화에 대해 어떠한 설명력을 가질 수 있는지 분석하고, 이러한 목적성이 식민지 통화정책을 관통하는 역사적 설명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성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 정책에 대해 시사하는 바를 논할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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