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지로의 지하철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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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지로의 지하철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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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평범한 직장인인 신지는 ‘지하철’에 특별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처음 거리에 지하철이 달리던 날의 기억과 어렸을 때 친형이 지하철에 몸을 날리던 날의 기억. 그리고 어느 날부터 그는 지하철을 통해 기묘한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아버지를 미워하고, 가족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그냥 그렇게 무덤덤한 인생을 살아가는 그에게 지하철은 시공간을 뛰어넘은 어떠한 초월적인 곳으로 데려간다.
아버지의 과거 시기인 청년기, 소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는 뜻하지 않게 여러 가지 불편한 진실과 마주친다. 지금은 연락을 서로 끊고 원수처럼 지내고 있는 아버지가 얼마나 책임감 강하고 영특한 소년가장이었는지도 알게 되고, 현모양처인줄만 알았던 어머니의 첫사랑 사연도 듣게 된다. 비장하게 자살로 생을 마감한 형 또한 충동적이고 철부지인 연약한 소년이었을 뿐이었다.
스쿠루지 영감이 과거의 어린 시절 순수했던 자신이 나날이 추하게 변해가는 것을 보고 괴로워하듯이 신지는 그 동안 잘 몰랐고 숨겨져 있던 이면의 모습을 보면서 괴로워한다. 특히, 군대에 가는 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도 처음 지하철을 타는 거에 대해 흥분하던 철부지 소년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의 눈이 되고, 얼굴에서 모든 감정이 사라지고, 몸은 무쇠처럼 두꺼운 짐승의 근육으로 무장하는 과정을 생생히 옆에서 지켜보게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처럼 그의 아버지는 전쟁과 혼돈의 시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자수성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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