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그린 세계지도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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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그린 세계지도 의 서평입니다. A+받은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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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그린 세계지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그렇겠지만 나는 평소에 일본이라는 나라를 굉장히 의식한다. 아마 한일합병의 아픈 역사로 인해 왠지 모를 라이벌의식이 가슴 한켠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리라. 특히 나는 평소에 중국사에 관심이 많은 바, 평소에 일본학자들의 중국사와 관련된 연구 업적들을 보면서 혀를 내둘렀고, 우리나라에는 그에 견줄만한 학자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다는 점이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유감이지만) 또 한명의 일본학자의 특출난 학문적 능력과 소양을 재확인해야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많은 일본인들이 관심 있는 바를 탐구하기 시작하면 광적(狂的)인 몰두와 함께 놀라운 성과를 내놓는 특유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지도 하나로 이렇게까지 고찰을 해내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저자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라는 조선에서 그려진 세계지도 한 장을 가지고 이 지도가 어떤 자료들을 참고하여 그려졌는지, 그리고 이 지도가 그려질 수 있게 한 그 시대 사람들의 세계관은 어땠는지, 그리고 그 세계관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등을 추적해나간다. 마치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코드의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 교수를 보는 것 같다.

<중 략>

결론
저자는 몽고제국의 영향력과 문화적 유산들이 그대로 녹아있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고찰함으로써 많은 사실들을 밝혀내고 있다. 특히 지금은 소수민족에 불과한 몽고인들로부터 한중일 모두가 공통의 유산을 받아 그것을 공유하고 있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동북아 내셔널리즘으로부터의 탈피와 함께 동북아 역사에서 세계사적 시각을 회복하려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에는 몽고와 조선의 지도를 상대적으로 폄하하고 일본의 지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저자 자신이 일본 특유의 탈아시아적 내셔널리즘에서 크게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조선이 그린 세계지도’라는, 조선이 주인공일 것이라 생각되는 책의 제목과 달리 조선의 지도 제작과 관련한 내용 뒤에 일본의 지도제작과 관련한 내용이 훨씬 강조되는데, 이를 보면 이 책에서 보여주는 조선의 지도제작은 그저 일본 지도제작의 우수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비교대상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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