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사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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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의 이해’ 라는 과목의 과제를 통해 ‘비욘드 사일런스 (Beyond Silence)’라는 영화를 접하게 되었다. 물론 수화라는 과목과의 연관성에 따라 무언가 장애와 관련한 우울한 영화가 아닐까ㅡ 하고 추측하기 시작했다. 단지 청각 장애인이 주인공이라는 약간의 정보만을 가진 채 영화를 보기 시작하였다. 제목조차 처음 들어본 것을 보면,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하고 지루할 것이 뻔할 것이다’ 라는 나의 애초의 생각을 빗나가게 만들었던 영화였다. 처음 생각했던 것 같이 무게감 있기보다는 잔잔했고, 영화 전체에 명랑함을 전해주며, 사람의 마음을 애잔하게 끌어당기는 묘미가 참 애틋했다. 이러한 느낌이 나의 마음 일부분에서부터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나의 입장에서 바라본 청각 장애인 가족은 생각만 해도 참 암담하고, 서글플, 그리고 평생을 괴롭게 살아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영화 속에서의 이 가족은 우리와 같은 그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단란한 가정을 꾸린 평범한 가족 중의 하나일 뿐이었다. 오직 다른 것이 있다면,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입을 통해서가 아닌 손짓이라는, 그것 한가지였다. 그 차이만 제외하면 신뢰와 사랑으로 똘똘 뭉친 가족의 평범한 생활을 표현한 것이다.
소리없는 조용한 가족들. 그곳에서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주인공 라라밖에 없었다. 첫장면부터 천둥치는 소리에 라라는 무서워하며, 부모님의 침대로 와 이야기를 나눌 때 라라만이 말과 함께 수화를 하였고, 부모님은 수화만을 하는 낯선 장면이었다.
라라는 가족 중에 유일하게 말을 할 수 있었던 탓에 늘 부모님의 통역관이 되어주어야만했다. 부모님이 은행에 갈때도, 어머니께서 영화를 볼 때도, 전화를 할 때도 언제나 라라는 부모님의 입이 되어줘야 했고, 부모님의 귀가 되어줘야 했다. 그러나 라라는 그리 큰 불평은 하지 않고, 가족들과 행복한 생활을 보낸다.
그란 그 행복이란 것이 어떤 갈등으로 인해 조금씩 틈을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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