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김정현의 `아버지`는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입니다.
본 글은 그 흥행이 IMF 라는 일시적 특성 때문이 아니라는 데에 착안하여 작성되었습니다.
가족소설, 혹은 가정소설이 대중서사라는 장르에 얼마나 부합하는가에 대한 논문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목차
1. 들어가는 말
2. 작품 분석
(1) 『아버지』, 그 숭고한 이름
(2) 『가족』,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3) 『맏이』, 전설적 존재의 구현
3. 왜 아버지들은 김정현에 열광했는가
(1) 가장은 가정의 기둥이다
(2) 마지막 순간까지 돈을 셈해야 한다
(3) 영웅화된 아버지와 권선징악 구조
4. 나가는 말
본문내용
1. 들어가며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는 1996년에 출간되어 단 1년 만에 누적 판매부수 200만부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베스트셀러이다. 이후 그는 가족에 관한 소설을 꾸준히 집필하였다. 특히 『아버지』의 경우, 그 상업적 성공은 가히 시사적이라 할 수 있다. 1990년대의 대표적인 대중소설은 『소설 동의보감』, 『천년의 사랑』,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 당대 현실과는 유리된 세계에 대한 치밀한 서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재미를 부여한 작품들이었다. 반면, 『아버지』는 무기력하고 위태로운 아버지들의 처지를 독자들로 하여금 확인하고 공감하게 하면서, 당대 ‘아버지 신드롬’의 기원이 되었다. 눈물을 글썽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온통 볼을 적셔 급기야는 휴지를 꺼내들지 않으면 안 될 정도 장귀연, 「한국인이 신파를 좋아하는 이유」, 교육비평학회, 『교육비평』 제3호, 2001, pp.237-238
<중 략>
4. 나가면서
지금까지 김정현의 가족 연작소설 세 편을 통해 그의 소설이 어떤 방법을 통해 대중의 인기를 끌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았다. 가정을 지탱하는 가장 큰 기둥으로서의 가장에 대한 인식은 결국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사상을 통해 국가로 확장되기에 이른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자본주의를 타파하거나 그에 굴복함으로써 글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주의적 사회 ― 그의 소설에서는 자본주의 사회가 주인공의 성공한 친구들로 대변된다 ― 가 너그럽게 주인공의 가족을 포용해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체제 안으로 이들을 끌어들이게 된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김정현의 소설은 다분히 보수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보수주의가 사회에 안정감을 부여하고 지속적 발전을 가능케 하는 김동윤, 「한국 사회의 보수화 현상과 문학, 문화의 존재법」, 세계사, 『작가세계』 제20호, 2008, p.288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정현은 그의 글을 통해 삶을 궁핍으로 몰아가는 사회를 대신 비판하며, 주인공들을 자연스럽게 사회 안으로 용해시킴으로써 체제의 타당성과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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