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현 `낭만적 사랑과 사회`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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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서 정해주신 책들 가운데 그저 제목만 보고 이 책을 골랐다. 낭만적 사랑과 사회라는 제목은 마음에 들었다. 책에 첫 장을 딱 펼쳤는데 나는 첫 줄을 잃고 약간 당황스러움과 또 한편으로는 어떤 책일까 하고 약간의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책의 첫 줄에는 ‘나는 레이스가 달린 팬티를 입지 않는다.’ 라고 다소 야릇하게 시작되는데 무슨 뜻일까? 하고 생각해 봐도 그 뜻을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원래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그냥 넘어가서 다음을 읽으라고 하지 않던가. 나는 가볍게 패스 하고 다음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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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전)금요일 오후 일곱 시 반- 브랜든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눈다. 식사가 끝나자 그녀는 곧장 화장실로 간다. 그리고 먹은 것을 모두 토해낸다. 십오 년째 웨이스트 사이즈 26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양치를 하고 화장을 다시 고치고 나서 휴대전화의 음성 메시지를 확인 했는데 권의 목소리가 들렸다. 권은 화를 내고 있었다. 권의 서포터 덕분에 그녀는 지금의 위치까지 빠르게 올라 올 수 있었지만 브랜든이 부임하고 부터 권의 이용가치는 떨어졌다. 지방 대학 학사 장교 출신의 권은 사실 애당초 브랜든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브래든과 함께하는 이 밤은 로맨틱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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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가격은 9억까지 치솟았다가 정부에서 강남을 특수 투기 지역으로 지정한다는 뉴스가 나온 다음날 바로 3천만 원 떨어졌다. 내 기말고사 성적은 반에서 4등 전교33등이었다. 감격스럽게도, 내 생애 최초로 영어 시험 백 점을 받았다. 아빠는 내가 자기를 닮아 어학 능력이 뛰어나다고 엄마에게 으스댔다. 정말 그런가 보다고 엄마가 맞장구쳤다. 얼씨구.
우리집답지 않은 닭살스러운 풍경에 나는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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