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극 <의자는 잘못이 없다>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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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가구점 앞에 내어 놓은 예쁘지도 안락해보이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특이해 보이지도 않은 의자에 반한 한 남자가 그 의자를 사려고 하면서, 이 해프닝은 시작이 된다.

그 의자를 사려는 남자 강명규와 가구점 주인인 문덕수의 대화로 시작되는데, 문덕수는 자신의 딸이 만든 ‘작품‘이므로 쉽게 팔 수 없다고 한다. 밖에다 내다 놓았기 때문에 진열을 해놓은 것이고 결국 팔려고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강명규의 말에 문덕수는 딸의 의사를 물어보는데 딸인 문선미는 단칼에 거절한다. 강명규는 그럴수록 더욱더 의자를 사고 싶어 하는데, 10만원이면 비슷한 의자를 살 수 있었지만 왠지 모를 끌림에 이끌려 문덕수를 설득해 30만원에 사기로 하고 보증금 3만원을 내어 놓는다.

그날 밤 아내인 송지애와 같이 밤 산책을 나와서 가구점 앞으로 가서는 아내에게 의자를 보여주지만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의자를 좋아할 리 만무한 아내. 강명규의 의자에 대한 집착의 이유에 대해 몇 년 전에 빠져버린 이를 다시 만난 것 같다고 하며 그리움과 친근함이 드는 의자라고 설명한다. 그때 마침 의자를 만든 사람인 문선미가 지나가고 강명규는 친절하게 자기 자신을 소개하고 의자에 대해 말을 거는 순간 알 수 없는 질투심을 느끼는 송지애는 문선미에게 안 좋은 말을 던지고는 사라져 버린다.
의자 주위엔 선미와 강명규 둘만 남게 되고, 강명규는 선미에게 의자에 반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너무 편하면 졸리고 너무 불편하면 앉기 싫고 이 의자가 딱 좋아.’ 라고 말한다. 사랑도 ‘너무 편하면 무뎌지고 지겨워지고, 너무 불편하면 같이 있기 싫고 자꾸 겉돌게 되고 딱 그 중간이 좋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선미는 처음에 좋았을 때는 어떻게든 가지고 싶고 소유하고 싶어서 집착하지만 싫증나면 눈길조차 주지 않고 심지어 내다 버려지는 의자에 자기 자신을 투영하려고 한다. 싫증나고 지저분해져도 한때는 사랑했었다 ’세상이 너를 버리면 너도 세상을 버려라’라고 얘기하지만 버려진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성의 없는 손길이라도 붙잡아 줬으면 하는 것이 버려진 사람들의 생각이라는 선미의 절규가 소외되고 버려진 것들의 외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를 지르며 악을 쓰며 이야기 하고 있지만 선미는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제발 제 손을 잡아주세요’라고 열심히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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