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읽기-miss ju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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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와 장은 같이 도망가서 잘 살았다...
사실, 이 작품은 간단하게 끝날 수도 있었다. 아니. 이렇게 rf론이 나올 것 같았으면 “미스 줄리”라는 작품은 아예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럼 분명 두 주인공 사이에 뭔가가 있기 때문에, 희곡으로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제시된다. 그 의문에 대한 답은 “대립할 수밖에 없는 등장인물”이다. 줄리와 장. 줄리는 귀족으로 지주의 딸이다. 그녀는 마음에도 없는 약혼을 한 생태로 남자라는 존재를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성적으로는 이끌린다. 장은 공격적인 남자로 노예생활에서 탈출하여 호텔의 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하인이다. 이런 두 사람은 강하게 밀고 당기는 힘에 의해 서로에게 이끌리면서 이들의 만남은 한여름 밤, 정점에 달하게 된다.
이렇게 서로에 의해 이끌리면서도 당기고 있는 두 사람 사이에는 큰 벽이 놓여 있는 듯하다. 사실, 줄리는 도망가기 위해 장을 이용하려고 하고, 장은 호텔 주인이 되기 위해 줄리를 이용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더욱 두 사람의 사이는 멀어져 보이기만 하는데, 아이러니컬한 것은 이러한 큰 벽을 넘나드는데, 두 사람은 “사랑”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즉, 사랑이라는 말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뛰어 들었다가, 상대방의 저항으로 다시 밀려나오는, 그런 상황을 반복하는 듯하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은, 그들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이 우리가 현재 흔히 사용하는 그런 사랑과 동일한 것이냐 이다.
사랑은 남자와 여자가 나누는 감정의 일종이다. 줄리는 여자, 장은 남자, 둘은 지금 사랑이라는 말을 하며 불활실한 감정을 나누고 있는 것이 맞는 듯하다. 사실, 나는 이 문제에서 많이 어지러웠다. 작품 초반에 장이 줄리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했을 때는 아무런 의심 없이 그 말을 믿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의심이 들기 시작한 부분은 장이 줄리에게 직접적으로 같이 도망가서 호텔을 차리자고 할 때부터였다. 줄리 역시 장에게 사랑 이상의 감정으로 매달린다. 같이 도망가자고 말이다. 하지만, 줄리 역시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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