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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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든 느낌이었다.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실화인건지, 또 이 장난 같은 일이 우리나라 안에서 일어난 건지, 이런 일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 속에서 버젓이 일어날 수 있는 건지. 이 21세기에. 답답하고 어이없는 이 현실에 대해 짜증이 나고 화가 났다. 그런데 내가 더 황당한 것은 이런 분노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내려오면서 어느덧 나는 이런 현실에 익숙해져 버린 나를 발견했다. 우리나라 뭐 그렇지. 우리나라 어디 가겠어. 썩은 놈들. 비난하면서 분노는 사라지고 나의 일상에 집중하는 나 자신을 보니 황당했다. 조금 전까지 화가 났던 나의 감정은 다 어디로 가버린 건지.
나의 분노의 감정은 마치 내가 가졌던 감정이 한때 느끼는 혈기같이 느껴진 후 어느덧 일상의 일들에 매몰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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