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제훈 소설, 퀴르발 남작의 성 서평(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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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이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플라톤의 『향연』의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연』에서는 욕망(욕구)은 소유하지 못한 것 혹은 미래에 결핍되어 있을지도 모를 그것을 원하는 것이라고 소크라테스는 이야기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욕망(욕구)는 결핍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며 존재한다.
욕망과 결핍. 매우 익숙하지 않은가. 바로 자본주의가 굴러가고 있는 논리이다. 자본주의는 끊임없는 욕망의 재생산으로 굴러간다. 그리고 사람들은 무엇인가 계속해서 부족하다고 느낀다. 더 가지고 싶어 너도 나도 경쟁에 뛰어든다. 이런 욕망이 얽히고설켜 하나의 사회를 이룬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 속 인간들은 여러 가지 욕망이 얽힌 사회에서 내 욕망을 현실로 만들고자 부단히도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퀴르발 남작의 성’이라는 공간은 매우 흥미로운 공간이다. 여러 인물들의 욕망이 얽히는 곳. 자본주의 사회의 축소판. 이것이 `퀴르발 남작의 성’인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퀴르발 남작의 성의 내부뿐만 아니라 퀴르발 남작을 둘러싼 외부 또한 여러 욕망들이 얽힌 다는 것이다. 애드워드 피셔 감독의 1953년 작품인 「퀴르발 남작의 성」, 리메이크 작인 「도센 남작의 성」, 원작인 소설. 이 세 가지의 작품들은 배우들 그리고 작가 감독의 욕망에 의해 그 의미가 달리 해석되고 변형된다.
가장 대표적으로 외부의 욕망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퀴르발 남작을 묘사한다. 원작소설 「퀴르발 남작의 성」이 쓰여 질 당시는 1932년 자본주의의 실패로써 가장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경제대공황 시기였다. 이 시기를 살아가는 인간들은 우울과 좌절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퀴르발 남작을 감정의 찌꺼기로 설정한 것이다. 무너진 경제 속에서 우울함과 좌절을 느끼면서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욕망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퀴르발 남작은 경제대공황이라는 큰 시련을 이겨낸 동경의 대상물, 자신의 욕망이 실현된 완전체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힘들수록 기댈 무언가를 찾는 심리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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