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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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를 보지 않겠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그대신에 조건이 생겼다. 부산 비엔날레를 감상하고 레포트를 써오는 것이었다. 평소 문화생활을 즐기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살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되겠구나 하고 내심 좋았다. 그러나 레포트를 A4 5장 이내로 써오라는 말을 듣고서 살짝 부담이 밀려왔다. 그져 즐기면서 보기만 하지는 못하겠다는 생각도 덩달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머릿속에서는 이미 레포트는 어떻게 쓸 것이며, 가서는 어떤 것을 보고 어떻게 할 것인지 구상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2012년 10월 21일 일요일 아르바이트를 끝내고서 오후 3시경 지하철을 타고 부산 시립 미술관을 향해 갔다. 처음 가는 곳이라 설레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고 길을 못찾고 헤맬까봐 엄청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표지판이 있어서 따라갔더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상상했던 비엔날레는 화려하고 무언가 단아하면서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근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였다. 그림에서 보다시피 공사하고 있는 건물 느낌이 많이 들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철제로 된 건물 고정하는 것으로 층층이 건물을 쌓았으며, 군데군데 듬성듬성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 등으로 컬러감을 준 것이 다였다. 다소 건물의 겉모습을 처음보고 실망을 했는데 알고 봤더니 공사장 느낌 나는 것이 ‘컨셉‘이라고 했다.
그렇게 공사장 느낌이 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곱게 벗어놓은 신발들이었다. 신발들이 원으로 동그랗게 가지런히 자리를 차지 하고 있었다. 신발 색깔들이 하나같이 칙칙하고 어두운 검정색, 갈색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래서 듬성듬성 종이로 만든 꽃을 다양한 밝은 색채로 데코레이션 한 것 같다. 그렇게 함으로써 어둡고 밝음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새 신발이 아닌 누가 신던 신발로 작품을 만들어 놓았고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니 흙도 묻어있고 주위에 떨어져있고 좀 디테일 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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