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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걸린 호랑이가 나무 밑에 드러누워버렸습니다. 그렇게 며칠째 누워있으니 곰과 고양이는 호랑이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멀리서 지켜보다 못해 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저 녀석 또 누웠어, 저러다가 굶어 죽겠어. 두둘겨 패서라도 일으켜야 되는 거 아닐까?”
고양이가 곰에게 말했습니다.
“음, 호랑이 녀석, 예전부터 절망과 좌절에 빠지면 저렇게 누워버리더라고, 일단 가보자.”
곰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습니다.
곰과 고양이는 호랑이에게 다가가서 충고와 격려를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곰이 호랑이 등을 치며 입을 열었습니다.
“이봐, 정신차려! 이러고 있어봤자 해결되는 건 아무 것도 없어.”
“끄응” 호랑이가 신음하며 뒤돌아 봤습니다.
“뭐야 너희들인가......이봐, 너희들이 아무리 그래봤자 내 마음을 이해하진 못 해. 날 내버려둬.”
뒤에서 보고 있던 고양이가 말을 했습니다.
“넌 참 이렇게 약해서 어떻게 살아갈 거니? 또 무슨 일이 있었는데?”
“무슨 일이라니? 이러니까 너희들이 내 마음을 이해 못 한다는 거야. 내가 고작 순간순간에 일어난 무슨 사건 때문에 이러는 걸로 보이나보군...... 내버려둬......”
“확실히 이해는 잘 못하겠지만 이야기라도 듣고 싶군. 도대체 무슨 일이야? 얘기해봐!”곰이 다그쳤습니다.
“현재 내가 느끼고 있는 슬픔은 말이야, 한순간에 ”억“하고 생긴 게 아니야. 예전부터 받아온 상처가 쌓이고 중첩되고, 쌓이다보니 흉터가 생기고, 그게 곪아서 서서히 퍼진 거란 말이야....!” 호랑이가 흐느끼며 말했습니다.
“어떡해... 우리 불쌍한 호랑이...” 고양이가 호랑이를 쓰다듬었습니다.
“관둬.” 곰이 말했습니다.
“상태를 보니 그런 값싼 동정은 지금 호랑이 입장에선 오히려 역겨울 것 같아. 나도 사실 이런 적이 있었거든. 네가 여자면 모를까. 나는 호랑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뭔가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해.“
“현실적인 대안?” 고양이가 갸웃 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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