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평전`을 읽고(독서감상문)

소개글

전태일 평전을 읽고 현직 교사의 입장에서 쓴 독서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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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몇 년 전, 버스에 탔는데 길이 무척이나 밀렸던 적이 있었다. 이유를 알아보니까 파업을 시작한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어서 차가 밀리는 것이라는 버스 기사의 설명을 듣고 난 뒤 버스 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고 살만하니까 데모를 하는 것’이라거나, ‘다 자기들 밥그릇을 챙기려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투덜댔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이 책을 감명 깊게 읽었고, 이 책으로 인해 교사가 된 후 기꺼이 전교조에 가입한 나로서는 마음속에서도 차마 파업 노동자들을 비난할 수가 없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기회와 결과의 불평등이 심각하고 노동자들은 결국 힘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 산업화의 바람 속에서 평화시장의 미싱사, 재단사로 일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다 22살이라는 꽃다운 나이로 분신자결을 택한 노동운동가 전태일. 그는 우리나라 노동 운동계에 한 획을 긋고 민주주의 발달에도 큰 영향을 준 ‘아름다운 청년’이다. 서울대 법대에 다니던 중 학생운동을 주도하여 옥고를 치르고 복권 후에는 인권 변호사가 되어 이 사회의 소외받은 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던 저자 故 조영래는 전태일에게서 아마도 동병상련의 정을 느꼈을 거라 생각된다. 어두운 현실에 외롭게 맞서 싸우는 같은 투사의 입장으로서 아마도 그에게 전태일은 동지요, 영웅이요, 그림자와도 같은 인물이었을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수배생활 중 혼신의 열정을 다하여 이 책을 집필했고, 많은 이들은 그의 저서로 인해 잊혀져가는 진짜 영웅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며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분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초판이 발행된 지 30년이 되어가는 지금에도 부의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이 꼭 한 번은 읽고 ‘공정한 사회’란 과연 어떤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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