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숙,「조선 후기 서민시가의 융성과 다기한 분화」,『민족문학사 강좌(상)』을 중심으로 조선후기 서민시가의 특징을 분석

목차

1.조선 후기 예술사의 흐름
2.민족어문학론의 풍부한 발전
3.정감의 자유로운 발산과 사설시조
4.다채로운 인정물태의 재현과 가사
5.잡가의 대중성과 유흥성
6.맺음말

본문내용

조선 후기 예술사의 흐름
임·병양란을 겪은 후의 조선은 토대와 상부구조 전반에서 근본변혁의 여러 조짐들을 노출하기 시작하여 본격적으로 중세 해체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었다. 아울러 토대에서 일어난 그같은 움직임은 전통을 고집하는 보수적 세력과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세력 간의 이데올로기 투쟁으로 현상하게 되었다. 또한 농촌의 분해가 가속화되는 한편, 도시의 발달이 촉진됨에 따라 시정인들의 유흥공간이 광범하게 마련되었다. 조선 후기 예술은 바로 이 도시 유흥공간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창작·유통되어 개성적이고 창발적인 시정문화를 확립해 나갔다.
조선 후기 예술사는 봉건체제의 탯줄을 끊어버리고 자유로운 근대예술로 나아가기 위한 시기였다. 이 시기 예술사를 이끌어간 새로운 주역들인 ‘서민’은 중세 해체를 기반으로 부를 축적한 경제적 실력자층을 포함한, 도시의 발달과 더불어 등장한 중간계층이 대다수였다. 이들의 참여로 인해 이때까지 사대부가 독점해온 문화예술사 전반의 지형은 다면적으로 변모하게 된다. 특히, 조선 후기 시가사의 풍부한 발전은 이들 새로운 담당층에 그 사회적 기반을 두고 있었다.

<중 략>

위 작품은 대구에서 수집한 <과부청산가>의 한 대목으로, 남편이 죽고 청춘과부로 홀로 독수공방하는 고독한 신세를 절절하게 한탄한 가사이다. 님을 ‘소리’에 비유하여 표현하며 서정적 표현의 묘미를 갖추었다. 아래 작품은 애정가사의 전형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상사별곡>의 한 대목이다. 이 <상사별곡>의 전체적 노랫말을 음미해보면 잠재적 청자를 염두에 두고 임과 이별한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하소연하는 여성화자를 만나게 된다. 한 행 한 행마다 이별․그리움․시름의 정조가 점철되어 있으며, 그 개별 행들이 직조해 내는 ‘상사의 정조’가 축적됨으로써 전체 <상사별곡>의 총체적 정서를 형성해낸다. ‘상사’ 즉, 이루어지지 못하는 일방적인 사랑, 상사병이 들 만큼 심각한 사랑 때문에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을 하소연하지만 그 사랑의 대상은 작품 안에서 언급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말하면서 그 고독과 번민을 천지만물에 가탁하여 표현하고 있다. 천지는 광활하고 만물은 번성한데 자기 홀로 님을 그리며 외로움을 참을 수 없다고 한탄한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