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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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글쓰기는 늘 내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횡설수설 앞뒤가 맞지 않는 글을 썼다고 혼이 날까 두려웠고, 조금 크고 나서는 내 글로 인해 남들로부터 '네 생각은 비논리적이며, 따라서 너는 멍청하다.'는 질타를 받을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에도 글쓰기는 늘 내 안의 숨은 열망이었다. 글 잘쓰는 사람을 동경했고, 내 생각과 글이 훌륭해지기를 소망했다. 그런 소망을 지녔음에도 좀 더 어린 날, 가슴이 조금 더 뜨거웠을 10대의 끝자락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내 과오를 반성한다. 다만 그때는 겁이 많았고, 지금보다 더 몰랐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달라졌고, 앞으로 더 달라져야겠다. 두려움에 갇혀 무엇이 옳은지 선택하는 것을 망설인다면 나는 앞으로도 내 삶의 지표를 정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나는 옳은 것을 보려 노력하고, 세상을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려 노력할 것이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가 이렇게 나름 비장한 내 각오를 더욱 단단하게 했다. 이 책은 윤리관을 잃어버린 언론인과 언론기관이 '소박한' 한 여자의 삶을 어떻게 파탄에 이르게 하는지를 세세히 보여준다. 여기서 그들이 주장하는 '진실'은 거짓덩어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거짓마저 진실처럼 보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비극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언론인에게 '진실만을 추구하라.'는 언론인의 정신과 눈 앞의 이익 중 단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는 전자를 택해야 한다. 물론 이익을 좇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언론인은 그에 앞서 언론인의 본능에 충실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진실을 추구하고 진실만을 말하는 '언론인의 본능'. 언론인은 그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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