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경사 바틀비』의 다양한 읽기

목차

1. 의도를 헤아리며 읽기
1.1 허먼 멜빌과 내포저자
1.2 안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2. 징후적 읽기

3. 적용하며 읽기

본문내용

1. 의도를 헤아리며 읽기

1.1 허먼 멜빌과 내포저자

미국 작가 허먼 멜빌은 부유한 무역상 집안에서 태어나 풍족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그가 13세에 아버지가 거의 파산 상태에 이르고 사망했고, 이후 학교도 그만두고 일거리를 찾아다녀야 했다. 20세에 선원이 되고 나서 한동안 항해 생활을 했다. 도중에는 선장에 대한 불만 때문에 배에서 탈주하여 남태평양의 식인 마을에서 살았다. 이러한 경험처럼 그의 작품의 상당수는 해양 모험담을 다룬다. 그렇다고 그가 단순한 모험담 작가이지는 않다.
오늘날 그는 인간과 인생에 대해 비극적 통찰을 한 상징주의 작가로 평가된다. 그의 유명한 소설 『모비딕』도 노 젓는 작은 보트로 고래를 쫓는 내용이지만 한편에서는 악·숙명·자유의지 등의 문제를 제기한다. 그의 다른 작품에서는 민주주의적 경험, 독재에 대한 증오심, 기독교 선교에 대한 비판의식 등 문명 비평, 사회 풍자, 철학적 논의가 전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살아생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모비딕』은 당시 도서관에서 고래학으로 분류됐다. 출판사에 쌓여 있던 재고마저 화재로 잿더미가 됐다. 그가 종종 체험담을 썼던 이유도, 보다 실험적 작품에 도전을 했을 때 혹평만 받았기 때문이었다

<중 략>

3) 바틀비와 나는 아담의 아들들이었다. → 아버지의 노력이 무산되고 부자간 심리적 거리가 더 멀어진다. 끝내 피상적인 부자 관계마저 상실, 그저 인간 대 인간의 관계가 된다.
4) “그 이유를 스스로 보지 못하세요?” → 아버지의 잘못 때문에 관계가 틀어졌다고 지적한다.
5) “세상 임금들과 모사들과 함께.” → 이 대사는 실제 성경구절 중 욥이 부모를 저주하는 장면에서 발췌했다. 바틀비 또한 혈연을 저주하며 죽어갔음을 암시한다. (이 구절은 다시 징후적 읽기로 와서, ‘임금’과 ‘모사’의 사전적 정의를 산업화와 연결시켜 해석하기도 했다. 전자는 ‘근로자가 노동의 대가로 사용자에게 받는 보수’이고, 후자는 ‘베끼어 씀[그림]’ 혹은 ‘꾀를 써서 일이 잘 이루어지게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바틀비는 죽는 순간까지도 속세의 비합리적인 것들과 갈등해야만 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