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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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은교’를 읽기 전 나는 먼저 영화 ‘은교’를 접했었다. 영화는 70대 노인이 소녀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과 젊음을 향한 갈망을 잘 나타냈지만, 내가 영화를 보고 느낀 이 작품은 마치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질투심에 눈이 먼 두 남자의 갈등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소설‘은교’에서 느낀 것은 달랐다. 나는 소설 속 세 사람의 관계를 단순히 사랑하는 사이, 증오의 대상 등으로 정의 할 수 없었다. ‘애증’이라는 단어를 한번쯤은 들어 본적이 있을 것이다. ‘애증’의 사전적 의미는 말 그대로 ‘사랑과 미움’을 의미한다. 사랑과 미움은 반대라고 흔히들 생각 하지만 실로 인간관계에 있어서 우린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미움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다반사이다. 나는 이렇게 이들이 어떤 한마디로 정의 할 수 없는 관계로 이어져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감상을 써내려 보고자 한다.

<중 략>

어쩌면 부모님의 보살핌을 충분히 받지 못해서일지 모른다. 이런 은교에게 있어 이적요와 서지우는 또 다른 가족이었을지 모른다. 은교는 이적요와 서지우가 자신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을 눈치 챘지만 그들 곁을 떠나지 않았다. 또한 은교는 이적요와 서지우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했고, 후에 이적요의 노트를 불태움으로써 노트가 공개되어 이적요가 세상 사람들에게 질타 받을 것을 막고자 했다. 나는 은교가 둘을 모두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남녀의 사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사람사이의 관계를 어느 하나로 정의 내릴 수 없다. 마치 서지우에게 있어 이적요가 존경하는 스승이자 질투의 대상이 되었듯이 은교는 이적요와 서지우에게 각각 다른 사랑의 감정을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나는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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