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 『조선의 역사와 철학의 모험』(손영식 지음) 서평
- 최초 등록일
- 2013.09.12
- 최종 저작일
- 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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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울산대 손영식 교수의 『조선의 역사와 철학의 모험』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단순한 내용 요약이 아닌 나름대로의 비평을 하려고 한 글입니다.
목차
1. 이 책의 단점
2. 이 책의 장점
본문내용
이 책의 목표는 “조선 시대 역사 변동을 거의 완전하게 논리적으로 일관되게 설명하는 것”인데,(4쪽) 나는 이러한 시도가 성공하지 않았다고 본다. 물론 이 책은 이와 별개로 가지는 의미와 역할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원래 추구했던 목표만 놓고 본다면 이 책의 시도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1. 이 책의 단점
우선 저자는 “헤겔의 역사 철학”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 헤겔이 “프랑스 대혁명을 설명하고, 프로이센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 이성의 이론을 역사에 적용”했듯이, 우리도 조선의 역사에 대하여 “논리적 분석과 합리적 해석”(14-15쪽)을 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헤겔의 역사 철학이 오늘날에도 통용되느냐는 점이다. 만일 헤겔식의 역사 철학이 실패한 것이라면, 저자의 시도는 실패한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책에서는 조선 역사에 대한 유의미한 논리적 분석 틀도 거의 보이지 않으며, 가끔 나오는 분석적인 개념도 조선 역사에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한 것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연산군이 폭정을 펼친 것이 단종의 논리적 귀결이라고 하는데(41-44쪽), 여기에는 어떠한 논리적인 설명이 없다. 다만 “신하가 군주를 부정한다면 군주도 신하를 부정할 수 있”으며 “논리적으로 보자면 단종의 반대쪽에 연산군이 있다”고 말할 뿐이다. 굳이 “논리적 귀결”이라는 말을 쓰고자 한다면, 단종의 죽음을 일으킨 논리적 조건들이 있고 그 조건들에 따라 연산군의 학정이 나왔다는 것을 설명해야 하는데 이 책에는 이것이 없다. 굳이 따지자면, 단종의 정반대되는 모습을 보인 왕이 세조이며, 신하들에게 억눌린 아버지 성종을 본 연산군이 세조를 롤모델로 삼았기 때문에, 연산군이 폭정을 했다고 설명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보이겠으나, 이를 ‘논리적 귀결’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참고 자료
손영식, 『조선의 역사와 철학의 모험』
강명관,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김영식 외, 『프리즘: 역사로 과학읽기』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
옌리에산, 주지엔구오 지음, 『이탁오 평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