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레 케르테스 -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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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레 케르테스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기대하지 않았던 작가의 수상이기에 헝가리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러한 불예측성은 나의 오감을 자극하고 비판하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도대체 얼마나 위대한 작품이기에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한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일까?’ 란 생각에 책을 펼쳐들었다. 쉽고 간결한 문체였다. 평소에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많이 접했던 나는 이 책이 비교적 읽기 쉬웠고 15살짜리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아우슈비츠라는 현실의 모습은 신선하고 새로웠다. 어른들의 세속적인 냄새가 덜 나서일까? 나는 점점 이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열다섯 살의 소년 죄르지는 유태인이라는 출신 때문에 강제 수용소에 수감된다. 그 곳의 차가운 규칙에 따라 머리를 자르고, 목욕을 하고 몸에 맞지 않는 죄수복을 입는다. 자신이 원하는 때에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고 그저 주어진 대로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아무 음식이나 먹어야 한다. 처음 아우슈비츠에서 보낸 3일은 그에게 너무나도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나흘째 되던 날 그는 다시 부헨발트로, 거기서 다시 나흘 뒤에 짜이츠로 이송된다. 이 이송은 그가 얻은 행운이었다. 화장장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그토록 먹고 싶었던 물을 먹을 수 있도록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년은 극한 상황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에 감사하면 하루하루의 생활에, 그의 삶에 충실했다. 죄르지라는 소년은 이 책에서 수용소에 끌려간 후부터 1년 후 다시 부다페스트로 돌아올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담히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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