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의 흥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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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폴 케네디(Paul M. Kennedy) 예일대 교수는 지난 5세기 동안의 전세계적 정치행태를 광범위하게 분석, 경제력과 군사력간의 밀접한 관계를 규명함으로써 강대국들이 겪은 흥망성쇠의 원인을 밝혀내고 있다. 케네디 교수는 강대국들, 특히 최대의 경제대국들조차도 그들의 힘에 부치는 군사력을 유지하려 시도하기 때문에 국력이 쇠퇴하고 적정한 군사력을 유지하는 나라들이 새로운 강대국으로 부상했다고 주장한다.
강대국, 즉 다른 나라에 맞서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나라가 되려면 왕성한 경제기반을 갖춰야 한다. 리스트(Friedrich List)의 말대로 "전쟁 또는 전쟁 가능성 자체 때문에 제조능력의 확립은 일등국가의 필수적인 요건이 된다". 그러나 전쟁에 돌입하거나 또는 '제조능력'의 큰 몫을 '비생산적'인 군비에 돌림으로써 그 나라는 특히 수입의 큰 몫을 장기적 성장을 위한 생산적 투자에 집중시키는 상대나라들에 비해 국가의 경제기반이 침식당할 위험을 안게 된다.
애덤 스미스의 견해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군사비를 줄이고자 했으며, 리스트의 국민경제 이론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국가가 더 큰 힘의 수단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경향의 사람들 중 정직한 사람들은 모두 그것이 선택의 문제, 더구나 힘든 선택의 문제임을 인정했다. 물론 '이익'과 '힘'이 병행할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정치가들은 실제의 또는 예상되는 위험이 있을 경우 군사적 안보를 선택하여 국민경제에 부담을 줄 것인가 아니면 군사비를 줄여 자국의 이익이 때로 다른 나라들의 행동에 의해 위협받는 일을 감수할 것인가 하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현재의 강대국들(미국·중국·러시아·일본 및 유럽공동체) 모두는 생산증가 속도가 변화하고, 기술혁신이 일어나고, 국제환경이 바뀌고, 무기비용이 치솟고, 세력균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옛부터 내려오는 흥망성쇠의 딜레마와 씨름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그것은 어느 한 나라, 한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사태가 아니다. 비스마르크의 유명한 말을 인용하면 모든 강대국들은 오늘날 그들이 '만들 수도 방향을 돌릴 수도 없고' 단지 '다소의 숙련과 경험으로'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는 '시대의 흐름'을 타고 항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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